(뉴욕=연합인포맥스) 김혜림 통신원 = 뉴욕 금가격은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달러화가 하락한 데 따라 상승했다.

2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전일보다 온스당 7달러(0.6%) 상승한 1,256.4달러에 마감됐다.

이번 주 금가격은 주간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날 시장 참여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검사) 결과와 연준 위원들의 통화정책 전망 관련 발언에 주목했다.

미국의 대형은행 34곳이 연준이 실시하는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 검사에서 보통주 자본비율(CET 1 ratio) 4.5%를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연준의 재무건전성 검사를 성공리에 통과하면서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등 자산투자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가 은행의 자기자본 비율을 규제하는 볼커룰 수정을 추진 중으로, 금융 규제가 완화될 경우 은행업계의 투자를 활성화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금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금거래 전문가들은 시장이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의구심이 들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달러화는 이날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업황이 모두 수개월래 최저치로 약해진 것으로 나타나 하락했다.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반에 0.28% 하락한 97.26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종가는 97.54이었다.

이날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 6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전월의 52.7에서 52.1로 내렸다. 9개월래 최저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53.0이었다.

또 6월 미국의 서비스업 PMI 예비치(계절조정치)가 전월 53.6에서 53.0으로 하락했다. 3개월래 최저치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53.5였다.

미국의 합성 생산지수도 전월의 53.6에서 53.0으로 밀려, 3개월래 가장 낮아졌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한편, 지난 5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주택시장 수요가 강한 상황임을 확인시켰다.

미 상무부는 5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2.9% 증가한 연율 61만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 전망치는 59만채였다.

5월 신규 주택판매는 전년대비로는 8.9% 증가했다.

4월 신규 주택판매는 당초 56만9천채에서 59만3천채로 상향 수정됐다.

5월 신규 주택 중간 판매 가격은 34만5천800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1963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 수준이다. 평균 판매 가격도 40만6천400달러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5월 신규 주택재고는 5.3개월치였다.

이날 미국 경제성장과 기준금리 전망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연준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올해 1차례의 추가금리 인상과 내년말까지 3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물가지표 둔화로 연준이 2%라는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할지 미지수"라며, "연준이 지금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라고 밝혔다.

불라드 총재는 또 "고용시장 호조가 물가상승의 직접적인 동력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지금 미국의 경제 상황이 매우 좋은 편이며, 연준의 금리정책은 경기확장을 지속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메스터 총재는 "연준의 점도표 전망에 동의한다"며, "추가 긴축 정책을 바로 실행할 필요는 없지만, 금리인상에 실패할 경우 이중책무 달성에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논쟁이 많은 물가지표 둔화에 대해서 "물가가 점진적인 상승 경로에 있으며, 물가에 대한 근본적인 전망은 변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금리 25bp 추가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25~1.5%가 될 가능성을 9월과 12월에 각각 18%와 44.4%로 반영했다.

FXTM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룩맨 오투너는 "이번 주 유가 급락과 세계 증시 변동성 확대로 금가격이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달러화 하락과 연준 위원들의 엇갈린 금리인상 전망도 금가격에 일조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금거래 전문가는 워싱턴발 정치적 불확실성과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에도 금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금거래 전문가들은 기술적 분석상으로 현물 금가격의 1,260달러 선에 중요한 저항선이 있고 그다음 저항선은 1,264달러라고 진단했다. 100일 이동평균선인 1,249달러는 현시점에서 중요한 지지선이다.

hailey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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