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26~30일) 뉴욕 채권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PCE 가격지수의 호조 여부에 따라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를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고 있는 연준의 '자신감'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미 국채금리는 장단기물의 방향이 엇갈렸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원유시장이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하자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크게 받는 30년물 금리가 비교적 크게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별화면(6533번)에 따르면 10년물 금리는 2.1451%로 지난 한 주 동안 0.82bp 밀렸고, 30년물 금리는 2.7167%로 5.93bp 하락했다.

반면 통화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3528%로 전주보다 3.77bp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이는 79.23bp로 전주대비 4.59bp 축소됐다.

연내 금리를 더 올리겠다는 연준의 매파적인 면모는 지난 19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에서도 재확인됐다.

연준의 3인자인 더들리 총재는 "고용시장이 지속해서 개선된다면 임금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고 물가상승률도 2%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돼 있다"고 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과 같은 취지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물론이고 연준 내 비둘기파 진영에서도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연준 지도부는 이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30일 발표되는 5월 PCE 가격지수가 실망스럽게 나온다면 연준의 인플레이션 진단은 설득력을 더 잃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5월 PCE 가격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1.5%로 전달보다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PCE 가격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3개월 연속 하락하게 된다.

연준의 목표인 2%와의 거리가 더욱 멀어지는 셈이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국제유가의 향방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WTI 가격은 지난주까지 5주 연속 하락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 중에서는 옐런 의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의 발언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스 총재는 26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한다.

그는 통화완화 정책의 점진적인 제거가 필요하다는 뜻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지난주 더들리 총재와 비슷한 논조의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지역 연은 총재들인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닐 카시라키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이상 27일)도 모습을 드러낸다.

하커 총재는 올해 한번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유지해온 매파고, 카시카리 총재는 금리 인상에 두 번 연속 반대표를 행사한 비둘기파다.

역시 비둘기파에 속하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29일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번 주는 대규모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어 수급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미 재무부는 오는 26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총 1천10억달러어치의 국채를 입찰에 부친다.

첫날과 둘째날에는 2년물 260억달러어치와 5년물 340억달러어치를, 마지막날인 28일에는 7년물 280억달러어치와 2년물 변동금리부(FRN) 국채 130억달러어치를 입찰한다.

물량이 많긴 하지만 포트폴리오 조정용 매수세가 몰리는 월말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PCE 가격지수 외 이번 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로는 5월 내구재수주(26일), 6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27일), 5월 상품수지와 같은 달 잠정주택판매(28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29일), PCE 가격지수와 같이 발표되는 5월 개인소득·개인지출과 6월 공급관리협회(ISM)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30일) 등이 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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