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권 교체와 함께 아파트값 잡기가 새 정부의 중점과제로 부상하면서 부동산경기가 위축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회복 기대감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경상남도 등 지방의 집값 부진으로 가격 양극화도 심화됐다.

28일 한국감정원의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4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보다 1포인트(0.97%) 상승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소비자물가가 1.14% 올랐으니 전체 경제와 집값의 흐름은 대체로 비슷했다.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대해 강도 높은 대책을 연속적으로 쏟아낸 문재인 정부는 집값을 물가상승률에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당초 목표에서 핵심지역이었던 서울 집값은 3.84% 올라 물가상승률을 세 배 이상 뛰었다. 반면 지방은 0.3% 떨어지는 등 가격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빠진 지역은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였다.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10.17% 급락했다. 창원 성산구는 아파트 중위가격이 2억2천900만원으로 창원에서는 가장 비싼 곳이다.

창원은 이 외에도 ▲의창(-8.60%) ▲마산합포(-5.14%) ▲마산회원(-4.62%) ▲진해(-5.20%) 등 모든 지역에서 하락세다.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이 늘어 1만2천호가 넘는 경남의 미분양 주택 중 약 절반이 창원에 속했다.





광역 단위로는 경상북도의 집값이 창원이 포함된 경남보다 더 하락했다.

조선업 구조조정과 낙후산업의 여파를 받는 포항, 경주, 구미, 영천 등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울산도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이 집값이 하락했다.

충청도도 세종시를 제외하면 집값으로 이익을 보기가 어려웠다. 충남과 충북 모두 집값 하락 지역에 들어갔다. 충남·북도에서 올해 집값이 오른 곳은 논산시(0.20%), 계룡시(3.73%) 두 곳뿐이었다.

서울 인근의 경기도도 지역에 따라 다른 양상이다. 경기도에서 안성시와 용인시의 처인구·수지구, 안산시 상록구, 평택시 등의 집값이 0.5% 내외로 낮아졌다. 인천은 중구의 집값도 0.1% 빠졌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경상권을 비롯한 지방주택시장의 가격하락 리스크가 서울 상승 활황에 묻히면서 관리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며 "지역경제가 어려워진 지역은 주택시장 관리의 국지적 접근에 한계가 있어 지역경제 회복 차원의 정책 역량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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