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발언이 채권시장 강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외국인들의 한국 관련 지정학적 우려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고, 원화 강세가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을 촉발할 수도 있어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북한의 대화 제스처는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하는 경로를 통해 채권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며 "기관의 자금집행으로 강세장이 펼쳐지는 연초 효과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딜러는 "북한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함께 고위급 인사를 파견한 점을 고려할 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는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들의 우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평창 관련 발언은 해외 자금이탈 우려와 불안감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채권시장에 긍정적인 재료"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외국인들이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생각만큼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을 수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 발언이 원화 강세를 촉발해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평창 동계올림픽은 북한 입장에서도 대화 채널로 활용하기 좋은 이슈"라면서 "김 위원장의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면 외환시장이 가장 먼저 움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 원화 강세를 촉발할 경우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며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먼저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된 2018년 신년사 육성 연설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과적 개최를 기대한다면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남북이 책임 있게 마주앉아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정착의 해법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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