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를 2개의 부문으로 나누고 2명의 부문장을 도입하는 안을 추진했지만 4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구체화되지 않는 이유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사업부문장을 도입한다고 해도 연이은 운용역 퇴사에 인재풀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고, 이사장의 공백이 길어진 상황에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하기도 힘든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금본부 지방이전에 따른 인력이탈 방지책 중 하나로 기금본부를 2개의 부문으로 나누는 조직개편안을 지난 2월 열린 제2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4월 중 운용규정을 개정해 조직개편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도 규정 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금본부 조직개편은 우선 개편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고 규정개정안이 국민연금 이사회 의결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보건복지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금본부는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기금운용본부장(CIO) 산하에 증권투자부문장과 대체투자부문장을 신설할 계획이었다. 기금운용규모가 올해 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CIO 한명이 기금본부를 단독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 대체투자가 국민연금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대체투자조직을 투자성격이 유사한 자산별로 재편해 사모투자실과 부동산투자실, 인프라투자실로 나눌 예정이었다.

현재는 해외대체실과 대체투자실로 나뉘어 있는데, 개편 후에는 국내외 대체투자실이 통합되면서 국내 대체투자인력을 내부에서 육성할 기회도 생기게 된다.

국민연금은 2명의 부문장과 한명의 실장 자리를 새로 만들어서 승진의 기회를 부여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계획이었다.

이 같은 개편안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우선 기금본부 내부의 인력 부족 때문이 지목된다.

올해 들어 상당수 공석이 된 기금본부 실장 자리도 외부에서 충원하려고 했지만, 마땅한 인재를 찾을 수 없어 결국 내부 출신으로 대부분의 자리를 채웠다.

기금본부 전주 이전 이후 물리적 거리와 인프라 부족 등으로 금융투자업계의 고급 인력들이 기금본부에 오는 것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 이전 전후로 기금본부를 떠난 운용역만 30명에 달하며 올해 들어서도 15명이 퇴사했거나 퇴사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이사장 자리가 비어있는 것도 기금본부 개편의 걸림돌 중 하나다. 문형표 전 국민연금 이사장의 구속으로 이원희 이사장 직무대행이 업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 개편이 추진력을 얻기 힘들수 밖에 없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되고 이사장 인사가 나야 기금본부 개편도 구체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조직 개편을 하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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