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6월 초 자산운용사들이 성과보수펀드를 대거 출시했지만 첫 달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 '삼성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로테이션 성과보수 증권펀드[주식혼합-재간접형]'의 순자산은 52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배당과인컴30성과보수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 종류 C'의 순자산은 100만원,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정정당당 성과보수 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은 운용규모는 57억9천만원이었다.

KB자산운용이 5일 출시한 'KB 글로벌 분산투자 성과보수(혼합-재간접형)'의 순자산도 5억원에 불과했다.

이들 성과보수펀드는 펀드의 기본 운용보수를 기존 0.7%대에서 0.2~0.07%로 대폭 낮추고, 대신 수익이 나오는 경우에만 성과보수 수수료를 받는 점이 특징이다.

금융위원회가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성과보수펀드 출시를 장려하면서 이달 초 자산운용사들은 성과보수펀드를 대거 출시했다.

성과보수 체계는 그간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적용됐지만,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달부터 운용사는 새로 펀드를 출시할 때 성과보수체계를 적용하거나 고유자금을 최소 2억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

운용업계에서는 성과보수펀드를 출시를 계기로 투자자들이 다시 공모펀드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첫 달 성적표는 실망스러웠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과보수펀드가 부진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며 "펀드 수익률이 벤치마크 지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과 중산층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탈피하며 크게 올랐다. 하지만 공모펀드의 경우 분산투자 요건에 따라 펀드를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형주 위주로 오른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고,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고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또 사모펀드 대비 일 인당 투자규모가 작은 공모펀드의 경우 주요 투자자가 중산층인데, 최근 중산층이 가계부채와 교육비 등으로 투자여력이 없다는 점 역시 공모펀드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공모펀드 수탁고는 220조원으로, 사모펀드(250조원)에 추월당했다.

김 연구위원은 "공모펀드 살리기에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크게 없다"면서도 "다만, 부수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이번에 기본 운용보수를 낮췄으니, 펀드 판매채널의 보수와 수수료 체계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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