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롯데그룹이 비용지출 없이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기로 함으로써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 전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를 상장해 그룹 내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지알에스, 대홍기획,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한국후지필름,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 계열사를 각각 인적분할해 투자부문을 롯데지주에 합병하는 안을 최종 결정했다.

롯데는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했던 비상장계열사를 지주사로 흡수합병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하게 됐다.

이번 합병 결정으로 신동빈 회장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비상장계열사 지분 7.3%를 추가 매입해야 하는 부담은 사라졌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기존 10.5%에서 8.6%로 하락했는데 중국 마트 매각을 포함한 롯데쇼핑의 사업구조 개편이 사업회사 주가에 반영되면 신동빈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롯데지주 지분 8.9%를 보유하며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IPO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호텔롯데는 일본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가 90%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는 셈이다.

신동빈 회장은 이를 의식해 지난 2015년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 일본 계열회사의 지분율을 축소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일본 계열사의 지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IPO를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IPO가 성공하면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 지분율을 크게 낮추고 롯데지주 등 그룹 내 지분을 높이는 게 가능하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IPO 이후 호텔롯데가 롯데지주의 합병을 통해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텔롯데의 IPO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실적 회복이 필수적이다.

사드로 인한 실적 악화로 호텔롯데의 면세부문 영업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해 롯데그룹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호텔롯데의 면세부문 영업가치는 5조9천413억원이다. 불과 1년 사이 면세부분 영업가치가 6조1천66억원 감소했다.

실제로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호텔롯데 상장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미 그룹 내에서 호텔롯데 상장이 조금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아직 명확하게 상장 일정을 거론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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