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미래에셋대우 주식운용본부를 사실상 회장 직속 조직으로 재편하고 직접 관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1월 말 조직 개편을 하면서 주식운용본부를 최현만 수석 부회장 직속 본부로 바꾸고 유승선 본부장을 신규로 선임했다.

조직도상으로는 최현만 부회장 직속이지만, 실제로는 박현주 회장의 의사가 상당 부분 반영되는 구조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자기자본(PI) 운용에서 거둬들인 이익도 대부분이 박현주 회장 지시에 따라 해외주식에서 번 돈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주식 프랍북은 약 4천억원 정도로 이 중 70~80%를 미국과 중국의 4차 산업 혁명 관련 종목에 투자했다.

올해 들어 미래에셋대우는 PI 부문에서 3분기 누적 6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중 600억원이 해외주식 투자로 얻은 수익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636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수준이지만, 당시는 아직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통합하기 이전이라는 점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반기 기준(1·2분기)으로는 350억원 밖에 수익을 내지 못해 합병 전 상반기 영업이익인 543억원보다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국내 주식에는 1천억원 가량 투자할 수 있었으나 실제로 사용된 자본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A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주식운용본부가 사용할 수 있는 국내 주식 북(book)이 따로 1천억원 정도 있는데 지난해에 절반밖에 쓰지 않아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했단 지적이 일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래에셋대우의 PI부문이 적극적 투자도 지양하고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박현주 회장이 직접 관리에 나섰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B 증권사 트레이딩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이 고유자산운용에 대한 신뢰가 크지 않아 주식운용본부를 아예 회장 직속으로 개편한 것"이라며 "채권과 달리 주식은 박 회장도 직접 운용을 해왔기 때문에 자신감이 반영된 개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 전체적으로 트레이딩이나 PI보다는 해외 부동산, 실물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며 "이 때문에 트레이딩 인력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PI 부서는 최현만 수석부회장 직속 조직으로 박현주 회장은 연초에 큰 그림을 그려준다"고 설명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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