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새해를 맞아서도 크게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긴축기조에 달러-원 환율까지 급락하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대외적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최근 전국 2천1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에 따르면, 1분기 전망치가 86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진 못했다는 점에서, 새해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보다 적다는 의미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사이에 온도 차이도 있었다.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95로 직전 분기의 91보다 4포인트 상승했으나, 내수기업은 지난 분기와 같은 84에 그쳤다. 지난 2016년 11월부터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수출 증가세가 수출기업의 체감경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식음료만이 101을 기록하면서 기준치를 넘었다. IT·가전(99), 기계(93), 철강(81), 정유·석유화학(79), 섬유·의류(79), 자동차부품(75) 등 주요 업종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또 지역별로는 제주가 113으로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와 달리 충북(96)과 경기(93), 대전(92), 서울(90), 부산(89), 전남(88), 경북(85), 전북(83), 강원(82), 인천(81), 광주(79), 충남(78), 경남(77), 대구(73), 울산(73) 등 대부분 지역은 기준치를 하회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10년 만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아직은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새해 기업경영의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묻는 말에 제조업체들은 환율변동(52.1%)과 글로벌 긴축 기조(35.5%), 통상마찰 우려(28.6%), 북핵 리스크(24.7%) 등이 꼽혔다. 환율변동이 가장 큰 대외적인 불안요인으로 지목된 셈이다.

이는 대외적으로 통상마찰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긴축기조와 달러-원 환율 하락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대내적인 요인으로는 노동환경 변화(68.8%),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52.0%), 가계부채(14.7%), 에너지 믹스 변화(9.3%) 등이 집계됐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조성훈 연세대 교수는 "2년 연속 3%대 성장 굳히기를 이어가려면 통상마찰·북핵리스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리스크 관리와 노동환경 변화, 환율변동 등에 대한 기업 차원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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