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민간 고용지표 호조와 뉴욕증시 상승 등으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7bp 오른 2.452%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bp 높은 1.955%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1bp 상승한 2.783%에서 거래됐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민간 고용지표 호조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최초로 25,000선을 상향 돌파하면서 내림세로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이 확인되면서 장기물은 오르고, 단기물은 내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RW프레스프리치 앤코의 래리 밀스타인 헤드는 "연초부터 위험 선호"라며 "모든 것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이것이 국채수익률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금리 전략가들은 세계 증시 등 위험자산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 압력을 높이고 있다며 이날 나온 민간 고용지표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뛰면서 이번 주말 발표되는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주(州)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눈 폭풍우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주 남부는 시간당 60마일의 북동풍이 몰고 온 거센 바람과 약 30㎝(12인치)에 달하는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난방 연료 소비가 신기록을 세우면서 2월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개월래 최고치까지 올랐고, 디젤 선물 가격 역시 갤런당 2.0880달러를 기록하면서 2015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략가들은 전일 발표된 12월 FOMC 의사록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점진적 금리 인상이라는 기존 기조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시장의 기대를 바꾸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세가 연말 연휴 쇼핑 시즌에 따른 고용 증가로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2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전월의 18만5천 명에서 25만 명으로 상승했다. 이는 같은 해 3월 이후 가장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19만5천 명이었다.

지난해 전체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254만 명, 월평균은 21만2천 명이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한 해를 마쳤다"며 "성탄절 소비 증가가 소매업자와 배달 회사의 고용을 늘어나게 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관련 업종에서 22만2천 명의 일자리가 늘었고, 건설이 1만6천 명, 제조업이 9천 명 증가했다.

잔디는 경제활동참가율이 다소 개선되지만, 많이는 아닐 것이라며 미국 태생 노동자들의 참가율 증가보다 더 중요하고, 노동력 향상의 주요 원천인 이민이 감소하는 것이 방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반 수석 경제학자는 "이날 민간고용 지표는 다음날 나오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자 수 컨센서스에 일치하는 수준이다"라며 "그러나 민간고용은 노동부 지표와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설리반은 "즉 우리는 이날 민간고용을 다음날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 것이라는 증거로 보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미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21만 명을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프리스의 워드 매카시 수석 금융 경제학자는 민간 고용이 강했지만 노동부 고용 지표와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며 "2017년 3월 ADP 지표는 25만5천 명에 달했지만, 노동부는 5만9천 명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미 경제학자는 "민간고용이 예상보다 좋은 25만 명 증가했지만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 21만 명인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게 할 이유까지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30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시장 예상보다 늘었지만,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 고용시장 호조가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3천 명 늘어난 25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 집계치는 24만 명이었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148주 연속 30만 명을 밑돌았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가장 오랫동안 30만 명을 밑돈 것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기업들의 감원이 전달 대비 줄어든 데다 지난 한해 기준 감원 수는 19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는 12월 감원 계획이 전월 대비 7.4% 줄어든 3만2천423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로는 3.6% 줄었다.

지난해 12월 미국 서비스업 업황이 7개월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12월 미 서비스업 PMI 확정치(계절조정치)는 전월 54.5에서 53.7로 하락했다.

이는 앞서 나온 속보치 52.4 높다. 속보치는 15개월래 최저치였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IHS 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경제학자는 "미 경제는 2017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며 "다만 한 가지 조심스러운 것은 서비스 분야에서 낙관론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슨은 그래도 "세제개편과 재정정책이라는 희망적인 것들이 새해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고,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 지속에도 낙폭을 줄였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몰고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불라드 총재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강연에서 연준은 수익률 곡선 이슈에 비춰서 금리 인상을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며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명쾌한 침체 예고 신호라고 설명했다.

불라드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오르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덜 위험하지만, 자산 축소가 10년물 금리를 많이 올리지는 못할 것 같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불라드 총재는 또 미국의 세제개편은 긍정적이지만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전략가들은 다음날 나오는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에서 임금 부분을 주목했다.

실업률은 앞선 두 달간 4.1%였지만 임금 상승 압력이 안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물가는 지난해 2월 한 차례 연준 목표치에 도달하고는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WSJ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는 12월 고용 증가자 수가 18만 명, 실업률은 4.1%,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0.3%다.

소시에테제네랄은 12월 고용 중 관심은 임금 쪽이라며 최근 세제개편과 함께 결합한 경제 지표의 강세는 중기적으로 국채수익률 상승과 수익률 곡선의 완만한 스티프닝에 대한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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