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201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지 올해로 10년을 맞았습니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10년 주기 위기론을 경계해야 할 처지입니다. 올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필두로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본격적인 긴축 행보에 나설 전망입니다. 글로벌 자산에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당국의 긴축 행보에도 물가는오를 기미가 없습니다. 당국과 시장간의 괴리도 커지고 있습니다.느닷없이 튀어나온 비트코인은 금융시장에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주가는 우려 속에서도 강세 행진을 이어가면서 거품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작년 잠잠했던 유가도 산유국의 감산과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꿈틀대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2018년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위험을 3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 비트코인 가격 급락

디지털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의 가격 급락은 금융시장을 위협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비트코인 강세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 등 대표적인 자산 거품 사례에 비견되고 있다.

지난해 한때 2,000% 가까이 치솟으며 고공 행진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할 경우 투자 심리 위축과 함께 실물 경기도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견된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시장이 비트코인의 영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을 수 있다며 거친 가격 변동성이 금융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30% 폭락하고 불과 며칠 만에 제자리로 돌아오는 등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의 시가 총액이 크지 않아 금융시장을 비롯해 실물 경제에 일으킬 파장은 작다는 주장도 있으나 국내총생산(GDP)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노무라증권은 일본에서 비트코인 열풍이 불고 있다며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wealth effect)로 소비가 늘면서 GDP가 최대 0.3%포인트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격 하락 시 소비가 위축되고 GDP가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급반등한 유가, 감산 '출구전략' 주목

국제유가는 지난해 하반기를 거치면서 배럴당 60달러대로 급반등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손을 잡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함께 참여하는 감산 합의를 9개월씩 두 차례 연장하는 데 성공한 것이 유가를 지지한 원동력이었다.

최근에는 이란의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요인이 가세하면서 유가는 2015년 6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2016년 10월 대비 하루 180만배럴 낮은 수준으로 산유량을 유지하는 감산 합의는 올해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지만, 산유국 간 공조를 위협하는 내부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산유국은 감산 합의 덕에 유가가 올라 미국의 시장점유율을 높여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를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부터는 산유국들의 감산 '출구전략' 마련 여부가 유가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OPEC은 지난해 12월 총회에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올해 6월 총회에서 산유량에 대한 추가 조정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한 바 있다.

러시아와 함께 감산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상장(IPO)을 올해 성사시킨다는 계획이어서 유가 하락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유가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작년에 비해 높아졌지만, 미국 셰일오일의 증산 가능성을 고려하면 유가가 급등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15개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치는 배럴당 58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평균 가격 54달러에 비해 4달러 높은 수준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평균 가격은 배럴당 54달러로 작년보다 3달러로 높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금융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은 유럽의 정치 동향을 가늠하기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협상 종료까지 먼 길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영국과 유럽연합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거나 거센 반발 여론에 직면할 경우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금융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지난해 말 의회를 해산한 이탈리아는 오는 3월 4일 상·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을 실시한다.

제1야당으로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를 고려하는 오성운동이 집권할 것인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오성운동은 27~28%로 단일 정당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중도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와 극우성향인 동맹당, 이탈리아형제당(FDI)으로 구성된 우파 연합이 33%의 지지를 받아 최다 의석을 얻을 것으로 점쳐진다.

집권 민주당은 23~24%의 지지율을 기록해 총선 이후 새 집권 세력이 정부를 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일고 있다.

스페인 카탈루냐주의 분리 독립 이슈는 유럽의 정치 지형을 어둡게 하는 변수다.

지난해 카탈루냐 자치 정부와 의회가 해산된 뒤 독립 움직임은 동력을 잃었지만 작년 말 지방선거에서 독립 지지세력이 의회 과반을 확보하면서 분열 조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유럽의 리더인 독일이 작년 9월 총선 이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것도 불확실성을 가중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조기 퇴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집권 여당인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은 오는 7일부터 과거 연정 파트너였던 사회민주당과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시행에만 3조원 넘게 든다는 유럽의 'Mifid Ⅱ'

유럽연합(EU)이 3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금융상품투자지침2'(Mifid II)는 일단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 드는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유럽 금융기관들로부터 불만을 사 왔다.

컨설팅업체 오피머스는 Mifid II의 시행으로 유럽 금융업계는 총 25억유로(약 3조2천억원) 이상의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규정집이 170만 단락이 넘는다는 점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는 규제의 복잡성도 문제로 꼽힌다.

대형기관들도 아직 준비가 제대로 갖춰진 것인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Mifid II 하에서 투자자는 총 65개 항목에 정보를 기재해야 하고, 트레이더는 주문 체결이 안 되더라도 신원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자 보호와 거래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이지만, 업계에서는 복잡한 절차로 인해 시행 초기에는 거래량 감소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Mifid II는 거래 수수료와 리서치 이용료를 분리하도록 했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는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보는 대가를 중개사 등 이른바 '셀사이드'에 별도로 내야 한다.

이 때문에 비용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자산운용사가 속출할 것이라거나 업계의 재편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에서는 보고서의 질이 제대로 평가받는 '리서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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