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정부가 5세대(5G)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를 위해 사업자들이 필수설비를 공동 구축·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통신 3사를 상대로 본격적인 설득전에 들어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투자 효율화를 이유로 필수설비 공유를 반기고 있지만, 필수설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KT는 여전히 난색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5일 서초구 쉐라톤 서울 팔래스에서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정부가 통신 3사에 5G 필수설비 공유를 추진하는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8일 공개한 '초연결 지능형 네트워크 구축전략'에서 통신사업자들이 관로, 전주 등 전기 통신설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오는 6월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5G 상용화 시기를 2019년 상반기로 앞당기기 위해 통신사들이 필수설비를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보겠다는 얘기다. 필수설비를 공유하면 통신사들의 중복 투자도 막을 수 있다.

유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통신 3사의 중복 투자 방지가 국민들의 통신비 경감으로 연결되길 바란다"며 "5G 문제만큼은 국가적 이슈로 접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필수설비 공유를 바라보는 통신사들의 입장은 서로 엇갈리고 있다.

먼저 필수설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KT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자체 투자보다 KT 설비에 무임승차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도 "5G 상용화 일정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한다"며 "정부가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협의할 의향이 있다"고 원론적 입장을 전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G 관련 설비투자(CAPEX)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필수설비 공유를 반기는 분위기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간담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5G 설비투자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넘어서기 때문에 효율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 관련 장비·단말에 대한 비용이 커져서 이용자 부담으로 넘어가는 부분은 협업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통신 3사의 CAPEX 비용은 LTE 상용화 직전 해인 2010년부터 3년간 21조원에 달했다. 5G는 LTE보다 한 단계 진화한 기술인 만큼 초기 투자 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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