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당국이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하는 통합주가지수 개발과 운영을 한국거래소가 전담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코스피ㆍ코스닥 통합주가지수 도입을 통합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방안' 보고서에서 "통합주가지수 개발과 운영은 외부 전문회사에 개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통합주가지수는 기존 코스피와 코스닥 주식을 통합한 주가지수를 일컫는다.

금융당국이 조만간 발표할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에는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주식 200개에 코스닥 주식 50개 정도를 합한 'KRX 250(가칭)' 지수 출시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연구위원은 한국거래소가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경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동일한 지주회사 아래 놓이지만, 별개의 법인으로 분리 운영되는 만큼 통합주가지수 관리 본부를 한쪽 법인에 두기가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임 연구위원은 "통합주가지수 관리 본부를 유가증권 법인과 코스닥 법인 중 한쪽에 두게 되면 상대 거래소 주식을 편입할 유인이 감소한다"며 "특히 유가증권 법인 입장에서는 자신만의 코스피 200지수에 대한 홍보와 영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만약 거래소가 지주사로 전환되면 유가증권이나 코스닥 법인이 아닌 독립 법인을 설립해 통합주가지수 관리를 맡길 수도 있다.

하지만 주가지수 개발과 관리는 상장 거래소의 직접적인 고유 업무라기보다바클레이스와 같이 투자자에게 시장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게 임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특히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한국거래소의 경쟁 거래소 설립이 가능해진 만큼 특정 거래소의 통합주가지수 운영은 거래소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임 연구위원은 "경쟁 거래소가 인가된다 하더라도 한국거래소에서 경쟁 거래소 상장 주식을 통합주가지수에 편입할 유인이 없다"며 "이에 따라 기업 입장에서는 통합주가지수 내 편입 여부가 주가와 유동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 경쟁 거래소 상장을 기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해외 시장의 S&P는 물론 국내 다수 자산평가 회사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합하는 지수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이 있다"며 "자본시장 내 주요 인프라인 거래소 간 서비스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주가지수 운영은 외부 개방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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