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하반기에도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룹의 주력인 석유화학, 방산부문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대폭 개선된 데다 향후 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증권사 관계자는 26일 "최근 기업들 입장에서도 저금리를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한화그룹은 수요예측을 통한 금리절감도 가능한 만큼 자금조달에 추가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화그룹은 올해 하반기에 ㈜한화(4천500억원)를 시작으로 한화케미칼(1천100억원), 한화토탈(1천억원), 한화건설(250억원), 한화갤러리아(300억원), 한화첨단소재(600억원) 등 총 7천750억원의 만기물량에 대응해야 한다.

㈜한화의 경우 상반기에 만기도래한 500억원과 8월 만기도래 예정인 2천억원의 회사채 차환을 위해 이미 두 차례의 회사채 발행을 완료한 상태다.

이를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한화는 3월 3천900억원, 6월 4천770억원의 '뭉칫돈'을 확보했다.

이렇다 보니 발행 스프레드(가산금리)는 제시된 희망금리밴드 하단을 하회한 -31bp와 -60bp로 확정됐다. 당시 신용등급이 A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요가 몰렸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한화는 오는 10~11월 2천500억원의 추가 회사채 만기물량에도 대응해야 한다.

특히,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화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가 2천833억원 수준인 점은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을 키우는 부분이다.

한화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한화케미칼과 한화토탈도 하반기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들어 한화케미칼은 두 차례, 한화토탈은 한 차례 회사채 시장을 찾았지만, 이는 물품대금 등 운영자금과 에틸렌 공장 증설 등의 시설자금 용도로 활용됐다.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리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화그룹의 석화 계열사들도 호실적을 내세워 차환용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들 기업이 실시한 올해의 수요예측 성적 또한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화케미칼이 지난 2월 발행한 회사채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2.7 대 1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고, 이어 5월 발행한 회사채의 경쟁률은 올해 3위 수준인 9.4 대 1로 나타났다.

지난 4월 회사채 발행을 완료한 한화토탈 또한 6.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중심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그룹 전체의 위상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건설업종의 경우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4월 한화건설이 세 차례에 걸쳐 총 800억원의 사모채를 발행한 것도, 증권신고서 제출과 수요예측 등 공모채 발행 절차들이 부담스러운 대목이었다는 평가다.

한편, 올해 상반기 한화그룹은 ㈜한화와 한화케미칼, 한화토탈, 한화에너지 등 총 6건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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