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달러-원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증권사들이 달러 반등을 노리고 외화표시 구조화 상품 발행을 늘리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사들이 판매한 외화표시 기타파생결합사채(DLB)는 공모형과 사모형을 모두 합쳐 6조3천645억원, DLS는 2조2천61억원에 이른다. 외화표시 DLS나 DLB는 외화 채권에 투자하는 금리 연계 상품으로, 대부분이 달러로 발행됐다.

이는 지난해 초에 집계한 4조3천932억원과 1조4천807억원보다 각각 44.87%와 48.99% 급증한 수준이다.

증권사별로는 KB증권이 1조4천346억원으로 가장 많이 발행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조3천293억원, 하나금융투자는 1조2천851억원을 발행해 그 뒤를 이었다.

달러화 가치가 현재 저점 수준이라 향후 강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들이 외화 구조화 상품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로 꼽혔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1월 3일 1,211.80원까지 올랐다가 내림세를 이어가 지난 5일 기준으로 1062.70원에 종가를 기록했다. 1년여 사이에 12% 이상 내린 셈이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자는 "현재 발행된 외화표시 DLS나 DLB는 대부분 미국 달러화로 되어 있다"며 "이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리고 향후 달러화가 저점을 찍고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에 투자도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또 주요 고객이 은행의 개인투자자와 법인 고객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을 추구한다는 점도 발행이 늘어난 이유로 지목됐다.

실제로 발행량 상위 증권사에 이름을 올린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주로 은행과 연계해 상품을 팔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은행의 개인 고객과 법인투자자들이 달러 예금보다는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을 찾았다"며 "이에 달러 DLB, DLS의 발행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최근에는 기관에서 개인까지 외화표시 구조화 상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며 "환율 변동성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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