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연초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관들의 투자가 재개될 조짐을 보이면서 AA급 업체를 중심으로 자금조달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른 '북클로징' 여파로 발행시점을 다소 늦췄던 기업들에 더해 추가 금리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인 자금조달을 준비하는 업체들도 잇따라 회사채시장에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AA-'인 한화에너지와 롯데렌탈은 각각 1천500억원과 2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한화에너지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를, 롯데렌탈은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을 각각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한화에너지와 롯데렌탈이 회사채 발행에 가세하면서, 연초 AA급 기업들이 준비 중인 자금조달 규모는 1조5천300억원까지 확대됐다.

오는 10일 수요예측 절차에 돌입하는 롯데칠성음료(1천500억원)를 시작으로, 연합자산관리(1천800억원)과 LG상사(1천억원), 현대제철(3천억원), 신세계(3천억원), 현대오일뱅크(1천500억원) 등도 발행을 준비 중이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이 증액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은 향후 발행 규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연초 기관들의 수요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 대부분의 기업이 증액을 고려하고 있다"며 "금리인상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덕분에 일단 발행 규모를 최대한 늘려 자금을 쌓아두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자금조달 금리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회사채 발행금리 산정의 벤치마크인 국고채 금리는 3년물 기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줄곧 2%대 초반을 유지 중이다. 이렇다 보니 신용 스프레드를 가산한 기업들의 개별민평금리는 더 오르는 추세다.

한화에너지는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3월 만기도래하는 3년물 500억원의 회사채를 차환할 예정인데, 지난 2015년 이 회사채의 발행금리는 2.196%였다.

그러나 전일 기준 한화에너지의 3년물 개별민평은 이미 2.645% 수준까지 뛴 상태다. 수요예측에서 성과를 내더라도 예전 수준의 금리로 회사채를 찍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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