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삼성중공업이 만기가 3개월에 불과한 전자단기사채(이하 전단채)로 차입금 대응에 나서고 있다.

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2천억원이 넘는 전단채를 발행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와 협의하고 있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12일(1천200억원)과 15일(800억원) 만기가 돌아오는 2천억원의 전단채를 차환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목표한 수준보다 많은 자금이 모이면 발행 규모를 늘린다는 게 삼성중공업의 구상이다.

삼성중공업이 재무 안정성과 거리가 먼 3개월짜리 전단채 발행에 집중하는 이유는 수익 개선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크지 않은 탓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4천900억원, 2천4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이미 수주한 물량에서 나타날 손실 가능성을 모두 반영한 결과다.

이런 이유로 만기 1년 이상의 회사채 발행은 투자자 확보가 어려워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7차례에 걸쳐서 3개월짜리 전단채를 발행해 총 7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결국, 올해도 여기에 힘을 빌리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 회복이 불투명한 탓에 투자자가 3개월 이상은 자금을 빌려주기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라고 전했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근본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1조5천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현재 1조원의 현금성 자산이 있지만, 당장 내달 5천억원의 회사채도 상환해야 하는 등 돈 나갈 곳이 많아서다. 주관사는 영업력이 우수한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사 위주로 꾸렸다.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임원 수를 기존 72명에서 50명으로 22명 감축하고, 팀 단위 이상의 조직을 89개에서 67개로 줄였다.

jwchoi@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