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53조6천억원…전년비 83.3%↑

4분기 매출 66조·영업익 15.1조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과 영업익을 거뒀다. 지난해 말 시작된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매분기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웠고, 연간으로도 최대 매출과 영업익 달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9일 공시를 통해 작년 239조6천억원의 매출과 53조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이후 4년 만에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2016년 대비로는 매출은 18.7%, 영업이익은 83.3%나 늘어난 것이다.

2013년 연간 매출은 228조6천900억원, 영업이익은 36조7천900억원을 냈었다. 매출은 11조가량 느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17조 가까이 급증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이익률이 크게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작년 4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6조, 15조1천억원을 거뒀다.

분기 기준으로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앞선 기록은 작년 3분기 매출 62조500억, 영업익 14조5천300억원이다.

다만 4분기 실적은 금융시장 기대치보다 낮게 나왔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것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는 매출 66조2천895억원, 영업이익 15조5천991억원을 예상했다.

▲연간 반도체 영업익 35조 예상…전체 영업익의 65%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익을 기록한 것은 반도체 호황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1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 영업익 6조3천1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반도체 부분에서 분기 영업익 6조를 돌파했다.

이어 2분기와 3분기에는 8조300억원, 9조9천600억원을 기록하면서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3분기까지 반도체 부분의 누적 영업이익은 24조3천억원에 이른다.

금융시장에서는 4분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10~11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해 연간으로는 최소 34조가량의 영업익이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65%에 해당하는 것이다. 반도체 영업이익률 또한 무려 5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연초 이후 40% 이상 올랐고,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4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D램과 낸드 시장 모두에서 공급 제약이 지속되면서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부터 평택 팹에서 64단 3D V낸드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2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에 돌입했다. 국내외 경쟁업체들과 기술격차를 2년가량 벌린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1992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인텔이 독점해온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 자지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올해에도 반도체 부분에서 삼성전자의 실적 잔치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제한적인 공급증가 여력과 안정적인 서버, 데이터센터 수요를 감안할 때, D램 수급이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고, 낸드 상황도 우려할만한 정도는 아니라 판단된다"면서 "2018년에도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계속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은 부담으로 지적된다. 연평균 환율이 10원 변화하면 이익은 약 6천억원가량 변동할 수 있다고 유진투자증권은 지적했다.

▲4분기 영업익 15.1조…낮아진 기대치에도 못 미쳐

삼성전자는 3분기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익 기록을 세웠으나 금융시장의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률도 22.9%로 3분기의 23.4%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원화 강세 등이 영업이익이 예상을 하회한 원인으로 꼽힌다. 반도체 제품이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했었지만 달러뿐만 아니라 주요 통화 대비 원화 강세로 인한 실적 둔화 영향이 당초 예상대비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업부별로 보면 반도체 부분에서 10조 이상, 디스플레이패널(DP) 1.5조 이상, IM사업부에서 2.5조 이상, CE부문에서 0.5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4분기에는 D램 평균가격이 약 9%, 낸드플래시가 2%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삼성전자는 4분기에 반도체부문의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특별상여금을 지급했다.

디스플레이 부분에서는 일부 부품의 수율이슈로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영업익이 났을 것으로 예상됐다.

스마트폰 사업 역시 물량 감소와 마케팅 비용 상승이 영업익 감소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투자증권은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대비 5.5% 감소한 7천800만대에 이를 것을 추산했다. 갤럭시 S8의 연간 출하량은 4천만대를 하회하고, 갤럭시 노트8은 1천만대 판매에 성공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가전(CE) 부분은 TV 판매가 계절적 성수기를 맞았지만, 생활가전 부분의 이익이 부진해 실적이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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