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채권 투자잔액이 작년 하반기에 큰 폭 감소했다.

9일 연합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 잔고' 화면(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이달 4일 현재 상장채권 결제 기준으로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잔액은 95조5천396억 원이다.

이는 작년 8월 7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107조3천237억 원을 11조7천841억 원 밑도는 수치다.

작년 1월 89억3천661억 원이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채권 투자잔액은 8월 초까지 꾸준히 증가하다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12월 말 98억5천811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채권 투자잔액이 줄어든 이유는 미국 등 주요국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주요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전세계적으로 채권 투자비중이 축소됐다"며 "이런 흐름 속에서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국내 이슈 중에선 북한 미사일 이슈가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투자심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수차례에 걸쳐 북한 미사일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다"며 "글로벌 금리 상승 전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온 북한발 리스크가 외국인 투자동향에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시장 관계자들은 그러나 최근의 외국인 원화채권 투자잔액 감소세가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에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잔액이 줄어들었지만, 이는 경제 변수에 시장 플레이어들이 반응하는 가운데 나온 일상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외국인 원화채권 투자잔액이 100조 원을 기준으로 위·아래 5조 원 범위에서 움직이는 것은 구조적 변화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되며 신흥 아시아권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겠지만, 해외 중앙은행을 비롯한 장투기관의 원화채권 매수는 꾸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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