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수년 만에 박스권을 탈피한 증시에 증권업계도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업계 전체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순이익 2천억원' 고지를 넘어선 증권사도 늘어났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대형 증권사의 별도 기준 순이익이 나란히 2천억원을 넘어섰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5개사와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7개사가 순이익 2천억원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황이 개선되며 개별 증권사의 실적도 개선세가 뚜렷했다. 지난 2014년에만 해도 별도 기준 연간 순이익이 2천억원을 넘어선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단 두 곳에 불과했다. 2015년에는 상황이 조금 나아져 7개사가 '2천억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에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대형사 세 곳의 순이익이 2천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대형 증권사가 나란히 순이익 2천억원 고지를 넘어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전반적인 이익 수준도 과거 2015년보다 높아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은 4천억원 이상의 순이익도 기대하고 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무료 수수료 경쟁 등으로 인한 마진 하락 영향 등을 상쇄할 수 있었다"며 "IB 부문에서 예상외의 실적을 거둔 곳도 더러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증권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며 증권사 주요 사업부문의 실적도 나란히 개선됐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채권 투자 손실이 일부 발생했으나, 기업금융(IB)과 브로커리지 부문의 실적 개선이 이를 보완했다.

증권업계 전체 순이익도 모처럼 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2015년 증권업계 전체 순이익은 3조2천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6년에는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는 등 부진했던 영향으로 업계 순이익은 2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상황은 반전됐다. 수년 만에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하며 거래대금이 증가했다. 주식은 물론 여러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자산관리(WM) 부문에 자금 유입이 이어졌고,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수익도 늘어났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호조세에 힘입어 오랜만에 리테일 실적이 목표치에 부합한 회사가 많았다"며 "반면 홀세일(법인영업) 등의 부문은 경쟁 격화의 영향으로 당초 목표치의 80%에도 미치지 못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2016년에는 관리직 성과급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WM 부문에서 수익이 뛰어나 관리직 등 비용 부서에서도 성과급 기대치가 높아졌다"며 "최소 기본급의 250%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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