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연기금이 새해 들어 처음으로 카드채를 1천500억 원 넘게 매수했다.

10일 연합인포맥스 채권별 거래종합(투자주체별)(화면번호 4556)에 따르면 전일 기금·공제는 금융채를 총 1천609억 원 매수했다. 이달 3일 국채를 1천17억 원 매수한 이후 1천억 원대 매수는 처음이다.

이중 연기금은 삼성카드채를 1천500억 원 사들였다.

신용등급이 AA+인 삼성카드채는 전일 발행됐는데, 총 5년 만기로 2.948%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전일 민평3사 금리인 2.820%보다 14.8bp가 높다. 즉, 연기금이 싼값에 삼성카드채를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규모가 크고 발행금리가 민평과 다소 괴리가 있다는 점에서 직접협상을 통한 매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됐다.

연기금 채권운용역은 "사실 이 정도 가격과 규모라면 직접협상으로 카드채가 발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발행금리를 싸게 해 매수 매력을 높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올해 카드채를 담아야 하는 비중이 있기 때문에 좋은 조건에 이 비중을 채운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른 연기금 채권운용역은 "민평과 비교해보면 금리가 무척 매력적이고, 1천억 원 넘게 매수했다는 것은 한 기관과의 거래를 통해 바로 매매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은 조건이라면 매수에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연기금이 매수한 삼성카드채는 시장에서 크게 인기가 없어 이 같은 조건으로 매매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카드채 시장에서 삼성카드는 은행계열이 아니므로 긴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 지원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돼 시장에서 다소 꺼리는 채권이다"며 "이 때문에 구미가 당기는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발행했다면 수요가 저조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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