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지난해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으나, 최근 심화되고 있는 원화 강세가 향후 실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것도 원화 강세와 무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을 제치고 25년 만에 처음으로 반도체시장 점유율 1위업체에 올랐다. 연간으로 53조6천억원의 영업이익도 달성했다.

그러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이 달러화로 결제되고 있기 때문에, 지난 4분기에 원화 강세로 반도체 수익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 비중이 60%를 넘는 점에서 원화 강세의 영향을 간과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달러-원 평균 환율은 1,104.32원으로 지난 3분기의 1,132.64원보다 30원 정도 하락했다.

원화 가치가 30원 정도 상승한 셈이다. 지난 10월 1,130.03원이던 달러-원 평균 환율은 11월과 12월에 각각 1,102.90원과 1,085.30원으로 떨어지며 1,100원선을 내줬다.

1월 현재 평균환율은 1,066.39원으로 지난 4분기보다 37.93원이나 더 떨어졌다.







<※달러-원 일일차트. (그림=연합인포맥스)>



전날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4분기 영업이익이 15조1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15조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으나 기대치보다 낮에 나온 것이다. 성과급 지급에 원화 강세로 인한 비용이 1조원 정도 이를 것으로 추정해 증권사들은 전망치를 잇달아 낮춰 제시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2분기와 3분기에도 연달아 달러-원 환율이 40원씩 하락하면서 환율로 인한 손실이 약 3천억, 7천억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했었지만, 달러뿐만 아니라 주요 통화 대비 원화 강세로 인한 실적 둔화 영향이 당초 예상 대비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 흐름이 완화되어야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전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3% 넘게 하락했다. 전날 주가는 252만원으로 마감해 작년 11월 기록한 고점인 286만1천원보다 13.5% 떨어졌다. 이날 오전에도 주가는 1.5% 넘게 추가 하락하고 있다.

1분기는 반도체 수요가 계절적 비수기를 맞는 시기여서 반도체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도 출하량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상반기 전략스마트폰 갤럭시 S9이 지난해 4월 출시됐던 것보다 더 이른 시기에 나올 것으로 보여 1분기 실적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 일일차트. (그림=연합인포맥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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