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김용갑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이번 정기인사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차세대 리더를 발탁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로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지주회사 체제에 접어드는 롯데그룹을 총괄하며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 롯데지주, 황각규 부회장 2인자 체제 구축



10일 이뤄진 롯데그룹 인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롯데지주가 황각규(사진) 부회장을 중심으로 강화된 데 있다.

롯데그룹에서 부회장 승진은 곧 2인자를 뜻한다. 그룹 내 부회장 승진은 지난 2011년 고 이인원 부회장 이후 처음이다.

1979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한 황각규 신임 부회장은 1995년 롯데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신동빈 회장을 보좌했다.

그는 신규사업, 인수·합병(M&A) 등을 수행해 롯데그룹의 성장과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그룹의 지주회사 출범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 인사에서는 검찰 조사와 재판 등으로 승진에서 누락됐다.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봉철 신임 사장은 1986년 입사해 정책본부 재무팀장,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그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출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유통부문에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작년 롯데자산개발 대표로 선임된 이광영 신임 부사장은 롯데월드몰을 완성한 쇼핑몰 관련 전문가다.

식품부문에서 민명기 롯데제과 건과영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가 됐다.

민명기 신임 대표는 1985년 롯데제과에 입사한 후 건과분야의 전문가로 일했다. 2008년부터 4년간은 롯데제과 인도법인을 이끌었다.

롯데지알에스 대표에는 남익우 롯데지주 가치경영1팀장이 내정됐다.

이번 인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은 7명의 신임 대표이사를 보직 임명했고 이 가운데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상무)이 롯데 롭스(LOHB's) 대표로 선임되며 롯데그룹 최초의 여성 CEO가 됐다.

◇ 신규 대표이사 7명 대부분 1960년대생…세대교체

이번에 보직 임명된 대표이사 가운데는 60년대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롯데닷컴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경호 전무가 1967년생으로 가장 젊고 롭스 대표이사로 내정된 선우영 상무은 1966년생이다.

롯데알미늄 조현철 대표이사, 롯데제과 민명기 대표이사, 롯데지알에스 남익우 대표이사, 롯데자산개발 이광영 대표이사도 모두 1960년대생이다.

신임 여성임원으로 승진한 8명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1970년대생이다. 롯데지주 재무 3팀장으로 임명된 김민아 상무보B는 1976년생으로 최연소로 발탁됐다.

롯데그룹은 총 28개사의 이사회를 진행해 170여 명이 신임,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 중 여성임원은 12명으로 롯데그룹의 여성임원 수는 28명에 달하게 됐다.

오는 11일에는 롯데건설 등 나머지 11개사가 이사회를 거쳐 신규 인사를 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예년과 비슷한 승진을 단행했고 지난 인사에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한 측면이 있다"며 "차세대 리더를 발탁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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