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드 "물가 수준 목표제 검토 바람직..채택 앞서 많은 준비-논의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연준은 지난 5년여 인플레 목표치를 2%로 고수함으로써 美 경제에 1조 달러에 육박하는 손해를 입힌 셈이 됐다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장이 10일(이하 현지시각) 주장했다.

불러드는 이날 美 재무분석사협회(CFA) 회동을 위해 미리 준비한 연설에서 이같이 지적하면서, 연준 일각에서 '인플레 수준 목표치' 도입을 검토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물가 수준 목표제는 인플레 목표제와 달리 중앙은행이 안정적 수준으로 물가를 유지하려는 정책으로, 한 부문에서 물가 안정 목표가 달성되지 못하면 일시적으로 다른 부문에서 물가를 계획보다 더 끌어올려 이를 상쇄한다는 논리다.

불러드는 연준이 지난 5년여 인플레 목표치 2%를 달성하지 못함으로써, 美 성장에 4.6%의 공백이 생기도록 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인플레를 고려하기 전 명목상 기준으로 8천200억 달러가 넘는다고 집계했다.

그는 이 규모는 美 경제가 18조 달러임을 고려할 때, 절대로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불러드는 미국의 인플레가 2012년 이후 2% 목표치를 계속 밑돌아 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로 인해 실질-명목 인플레 간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졌다"고 경고했다.

불러드는 이런 충격을 만회하기 위해 연준이 10년간 인플레를 연율 2.5%까지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플레 수준 목표치에 관한 이견이 분분한 점을 의식한 듯 "연준의 인플레 정책 전환에 앞서 많은 준비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준 지도부 일각에서는 내달로 재닛 옐런 의장이 퇴임하고 제롬 파월이 후임자가 되는 것을 계기로 물가 수준 목표제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돼왔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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