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평창 동계 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대형 국제 행사와 환율과의 관계에 외환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직관적으로는, 경기장과 기반 시설을 짓는 데 정부 재정이 투입돼 국내총생산(GDP) 증가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개최지 통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

대회 기간에는 선수단과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해 수급상 현지 통화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2011년 현대경제연구원은 평창 동계 올림픽으로 외국인 관광객 39만 명이 입국하고, 이들과 연관된 소비 지출 효과는 4조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대략 하루 70억 달러 정도가 거래되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올림픽은 단기간 원화 강세 재료가 되기에는 규모가 작은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 및 부산 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기간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통화와 특별하게 다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2002년 6월 열렸던 한·일 월드컵 대회 중에 달러-원 환율은 1,229원대에서 1,201원대로 하락했지만, 달러 인덱스와 같은 흐름이었다.

적어도 약 한달 사이 기간동안 각국의 국가대표 선수단과 외국인 관광객의 원화 수요로 달러 공급량이 유의미하게 늘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올림픽이 통화 강세 요인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2012년 '올림픽과 경제' 보고서에서, 하계 올림픽 개최국 통화에 무역가중치를 반영한 실질실효환율을 순차적으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올림픽 외환 지수'를 산출했다.

예를 들어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2004년 8월 29일부터 베이징 올림픽이 막을 내린 2008년 8월 24일까지 4년 동안은 위안화의 흐름을 따랐다.







이 같은 방식의 '올림픽 외환 지수'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이후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89.2% 절상됐다.

같은 기간 엔화 53.7%, 뉴질랜드 달러 30.1%, 스위스 프랑 26.8%, 싱가포르 달러 26.7%, 호주 달러 19.7%, 캐나다 달러 14.2% 등 어떤 개별 통화도 '올림픽 외환 지수'에 이르지 못했다. 달러는 4.4% 절상됐다.

절하된 통화로는 유로화 4.1% 와 영국 파운드 21.5%를 비롯해 중국 위안화 61.0%, 인도네시아 루피아 55.0%, 인도 루피 45.9%, 말레이시아 링깃 36.1%, 대만 달러 26.0%, 태국 바트 22.3%, 원화 19.3% 등이었다.

만약 LA 올림픽을 앞두고 1980년에 100달러를 산 뒤 4년 마다 올림픽 개최지 통화로 바꿔 투자했다면,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끝나고서는 약 1천20달러에 달하는 파운드화를 가지게 된다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실증적 결과에도 올림픽이 직접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판단을 보류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경제·정치·사회적으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올림픽 개최지가 된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통화 강세가 나타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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