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자산운용업계에서 명성을 크게 얻은 펀드매니저들이 속속 사모펀드 운용사를 설립하고 있다. 운용업계 '큰 형님'으로 알려진 한 스타 펀드매니저도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알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일권 전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대표가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인 '모루자산운용'을 설립하고 이달 중 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모루는 대장간에서 쇠를 다듬을 때 받침대가 되는 쇳덩이를 의미한다.

동일권 대표는 라자드자산운용이 한국 사무소를 설립한 2005년부터 대표를 맡아 지난해 초까지 12년간 회사를 이끌어 왔다.

그는 자산운용업계에서 손꼽히는 최장수 대표이사(CEO)이자 스타 펀드매니저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날렸다. 1955년생으로 올해 64세가 됐지만, 여전히 현업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동 대표는 지난해 초 새로운 도전을 위해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을 떠났다. 이후 꾸준히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을 준비해 왔다. 강남 모처에 둥지를 틀고, 주식과 부동산 운용을 담당할 인력 채용에도 나섰다.

지난해 8월 모루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이 운용사는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완료했다. 이달 중에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는 2~3개 펀드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주식 운용 인력은 3명, 부동산 투자 인력은 4명 정도로 꾸려졌다. 라자드자산운용에서 동고동락하던 일부 인력도 동 대표와 뜻을 같이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첫 주식형 상품은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될 전망이다.

동 대표는 "주식의 경우 마진이 많이 축소됐다. 부동산 투자에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며 "부동산의 경우 아직 제도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많아서 이런 부분에서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 대표는 과거 확고한 투자 철학을 가지고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기업의 중장기 사업성은 결국 주가와 일치한다는 운용 철학을 가지고 가치주를 선별해냈다.

그 결과 그가 운용하던 라자드코리아펀드는 2010년부터 6년 넘게 꾸준한 수익률을 내며 설정액이 20배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이런 기존 철학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동 대표는 "단기 시장 변동보다 중장기적 기업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며 "좋은 식당이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정직하게 정성을 다하듯 '정직'이 성공의 열쇠라는 것을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고령', '노익장' 등의 수식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무엇에 도전하든지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라며 "계속해서 도전하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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