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경기 추세 판단에는 미흡

대출, 화물운송량, 부동산투자 등 대체지표 봐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의 경제통계 조작이 내륙 지역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경기 주기에 따른 성장 둔화로 당국자들의 지표 조작 압박이 크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지난주 중국의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가 작년 산업생산과 재정수입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국 경제 지표 조작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작년 랴오닝 성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지표를 조작했다고 시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네이멍구나 랴오닝 성은 모두 중국 북부 내륙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전통적으로 석탄, 철강 등 원자재 산업에 의존해왔으며 당국의 공급 과잉 축소 규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WSJ은 가난하며 중공업에 의존하는 북부 지역 관료들은 성장률을 부풀리는 압박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고, 광둥 성이나 장쑤 성 등 중국의 성장을 이끄는 해안 남부 지역은 지표 조작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는 원자재 산업 중심의 내륙 지방은 경기에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당국자들이 수치를 좋게 보이고 싶은 압박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네이멍구자치구의 성장률은 2000년대 말 원자재와 주택시장이 활황이던 때는 다른 지역 대비 더 높았지만, 2015년 원자재 시장이 침체에 들어서는 동안 이상할 만치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다른 석탄 중심지인 산시 성의 성장률은 크게 고꾸라졌으며, 화물운송량이나 전기 생산량도 크게 둔화해 당시에도 지표의 신뢰도에 대한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WSJ은 결국 경기 주기의 추세를 판단하는 데는 국내총생산(GDP) 수치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GDP가 장기적인 추세를 보는 데는 도움이 될진 모르지만, 경기 주기 변화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더 크고 산업이 덜 다변화된 내륙 지역 같은 경우 지표를 조작할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의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대출이나 화물운송량, 부동산투자, 주요 수출품목의 생산량 등과 같은 지표를 볼 필요가 있다고 WSJ은 조언했다.

매체는 중국 경제는 외부인들에게 블랙박스처럼 종종 보이지만, 어디를 들여다봐야 할지 안다면 볼 수 있는 부문이 많다고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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