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정부가 코스닥 부양책을 본격화하면서 연기금들도 코스닥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상황을 관망하던 연기금들은 벤치마크 변경으로 직접 코스닥 투자도 점차 늘리고,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 상장 전후로 지수 조정 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코스닥 활성화에 장기투자 성향을 지닌 연기금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연기금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기금운용평가 지침을 개선한다. 평가 항목 중 '운용상품 집중도' 배점을 확대하고, 벤치마크 지수 변경 및 '코스닥 투자형' 위탁운용 유형 신설 등을 권고한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종합한 대표 통합지수도 출시해, 지수 추종 패시브 투자를 주로 하는 연기금의 코스닥 유입을 유도한다. 통합지수에는 코스닥 68개 종목이 포함되며,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6.5%에 해당한다.

정부는 국내 연기금이 현·선물 간 차익거래를 목적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매도할 경우 증권거래세(0.3%)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연기금 투자풀 효율성을 위해 정책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채권 등에 편중된 연기금 투자풀의 투자구조를 주식과 대체투자 등으로 다양화한다.

또 정부는 3천억 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해 코스닥 시가총액 하위 50%에 머물거나 기관 투자가 비중이 낮은 저평가 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코스닥 부양책을 펴면서 연기금들도 코스닥 투자를 외면하기 어려워졌다.

국내 주식만 130조 원을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전체 국내 주식 중 98%를 코스피에 투자했는데, 벤치마크가 변경되면 코스닥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직접 코스닥 투자 이외에도 종목 발굴이 까다로운 연기금들은 코스닥 펀드에 투자하거나, 코스닥 지수 ETF를 담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연기금 코스닥 지수 ETF 투자 본격화 시점을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이 이뤄지는 올해 2월 정도로 예상한다.

A 연기금의 한 투자전략팀장은 "셀트리온 이전 상장 전후로 코스닥 지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연기금이 이때 ETF로 지수 베팅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기금마다 약 1천억 원가량의 ETF 투자 여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상반기에 총 1조 원에 달하는 ETF 간접투자 자금이 추가로 코스닥에 투자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B 연기금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그간 나왔던 내용이기는 하다"며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들이 2016년과 지난해 코스닥 투자 제한을 없애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C 연기금의 한 CIO는 "연기금 코스닥 투자 활성화는 벤치마크 변경이 관건이다"며 "코스닥 기업들의 신뢰도가 아직은 떨어지는 가운데 정부 정책이 코스닥 활성화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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