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국 경제지표 부진 속에서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6일 오후 4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8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11.25엔보다 0.62엔(0.55%)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7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96달러보다 0.0017달러(0.15%)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06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4.57엔보다 0.49엔(0.39%)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2718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7243달러보다 0.00061달러(0.04%) 약해졌다.

달러화는 지표 부진으로 엔화에 대한 오름폭을 가파르게 줄였다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말 달러화는 유가 반등 속에 연준 위원들의 엇갈린 발언으로 혼조를 보였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날 미 경제지표 부진이 성장과 물가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며 하지만 다음날 런던에서 연설에 나서는 옐런 의장의 발언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을 더 받았다고 전했다.

전략가들은 옐런 의장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물가 부진이 일시적이라고 밝혔던 견해를 고수할지 주목할 것이라며 이는 다음번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가 2개월 연속 하락해 미국의 제조업 부문 부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상무부는 5월 내구재수주실적이 전월 대비 1.1% 하락한 2천281억8천만달러(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6개월래 가장 큰 하락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4% 감소였다.

4월 내구재수주는 0.9% 감소로 수정됐다.

지난달 내구재수주 감소는 변동성이 큰 군용기 수주가 30.8% 감소하고 민간 항공기 및 부품이 11.7% 감소한 데 영향을 받았다.

운송을 제외한 수주는 0.1% 늘었다. 4월에는 0.5% 감소했었다.

국방을 제외한 수주는 0.6% 감소했다.

핵심 자본재 수주는 0.2% 하락했다. 전년 대비로는 2.3% 증가했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추정치가 떨어질 것 같다며 GDP 계산에 포함되는 내구재 출하가 0.4% 상승이라는 시장 기대와 달리 0.2%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부크바는 요점은 지난해 대선 후의 높은 기대와 달리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세제개편안을 기다리고 지켜보자는 게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반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5월 내구재수주는 기업 장비 투자가 2분기에 훨씬 더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그런데도 소비 지출이 크게 늘고 있어 전체 GDP 성장은 강하게 반등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은 5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57에서 마이너스(-) 0.26으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3개월 이동평균 전미활동지수도 전월의 0.21에서 0.04로 밀렸다.

유로화는 이탈리아 은행권의 구제금융 진척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경제지표 호조로 달러화에 올랐다.

이탈리아 정부가 도산 위기에 처한 부실은행 베네토 방카와 방카 포폴라레 디 빈첸차를 구제하려고 사상 최대 규모인 170억 유로의 공적 자금을 투입기로 했다.

지난 6월 독일 기업의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Ifo 기업환경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 뮌헨에 소재한 Ifo 경제연구소는 약 7천 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환경지수(BCI)가 6월에 115.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유니크레디트는 독일의 2017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운드화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과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UP)이 정부 구성 협상을 타결했다는 소식 속에 강세를 유지했다.

이날 메이 총리와 알린 포스터 DUP 대표가 런던 총리집무실에서 막판 협상을 벌인 끝에 두 정당이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기 총선에서 하원 과반(326석)에 8석이 모자란 318석을 얻은 보수당이 민주연합당(10석)의 지지 아래 소수정부를 운영하게 된다.

BNY멜론의 사이먼 데릭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 협상 타결에 대한 파운드화 반응은 조용하다며 파운드화는 과거 소수정부 시기에도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데릭은 다만 전에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위험자산 선호 강화와 환 헤지 없는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증가 및 영국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정치적 안정을 이유로 파운드화가 엔화에 152엔까지 오를 것이라며 달러화보다 엔화에 대해 파운드화 매수를 주문했다.

이날 소위 소니아로 불리는 '스털링 오버나이트 인덱스 애버리지'와 관련된 파생상품들이 2016년 초 이후 처음으로 12~18개월 동안 영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옐런 의장 기대로 엔화에 대해 오름폭을 더 확대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반락했다.

전략가들은 현재 경기 확장기가 역대로 세 번째로 긴 기간 이어지고 있어 곧 경기 하강이 올 것으로 보더라도 연준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은 큰 폭의 시장 되돌림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먼웰쓰포린익스체인지는 "부진한 내구재 수주로 달러 매도가 있었지만, 거래자들은 옐런 연설을 앞두고 달러 과매도(숏) 포지션을 내는 것을 우려했다"며 "결과적으로 '숏 커버링'이 달러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주말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융시장의 유동성 상황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공세적으로 변할 가능성을 제시한 발언이 뒤늦게 주목받았다.

더들리 총재는 전일 스위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한 연설에서 "통화정책 당국은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커지면 통화완화 조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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