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경제지표 부진에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6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1bp 내린 2.135%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10일 이후 가장 낮다. 이전 올해 장중과 종가 최저치는 지난 14일 기록된 2.103%와 2.138%였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4bp 밀린 1.336%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9bp 하락한 2.696%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8일 이후 최저치다.

채권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내구재수주 등 지표 부진에 상승세로 출발했다.

지난주말 국채가는 추가 물가지표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유가 강세에도 강보합세를 보였다.

금리 전략가들은 실망스러운 내구재수주 발표가 안전자산 수요를 키웠다며 다만 이날 오후 1시에 2년 만기 국채입찰이 예정된 것은 매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MUFG증권이 토마스 로스 디렉터는 "지표가 계속 실망스럽다. 이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 채권시장을 매우 회의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다음날 런던에서 강연한다.

전략가들은 옐런 의장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물가 부진이 일시적이라고 밝혔던 견해를 고수할지 주목할 것이라며 이는 다음번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지표는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갖기 어렵게 만들었다.

지난 5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가 2개월 연속 하락해 미국의 제조업 부문 부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상무부는 5월 내구재수주실적이 전월 대비 1.1% 하락한 2천281억8천만달러(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6개월래 가장 큰 하락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4% 감소였다.

4월 내구재수주는 0.9% 감소로 수정됐다.

지난달 내구재수주 감소는 변동성이 큰 군용기 수주가 30.8% 감소하고 민간 항공기 및 부품이 11.7% 감소한 데 영향을 받았다.

운송을 제외한 수주는 0.1% 늘었다. 4월에는 0.5% 감소했다.

국방을 제외한 수주는 0.6% 감소했다.

핵심 자본재 수주는 0.2% 하락했다. 전년 대비로는 2.3% 증가했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추정치가 떨어질 것 같다며 GDP 계산에 포함되는 내구재 출하가 0.4% 상승이라는 시장 기대와 달리 0.2%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부크바는 요점은 지난해 대선 후의 높은 기대와 달리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세제개편안을 기다리고 지켜보자는 게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반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5월 내구재수주는 기업 장비 투자가 2분기에 훨씬 더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그런데도 소비 지출이 크게 늘고 있어 전체 GDP 성장은 강하게 반등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은 5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57에서 마이너스(-) 0.26으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3개월 이동평균 전미활동지수도 전월의 0.21에서 0.04로 밀렸다.

4개의 하부 지수중 3개가 하락했다.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관찰 지역 제조업체들의 활동지수가 9개월째 확장세를 지속했지만, 전월보다는 약해졌다.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6월 기업활동지수가 전월의 17.2에서 15.0으로 하락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2년물 입찰 호조에도 뉴욕증시와 유가 강세 속에 오름폭을 소폭 낮췄다.

미국 재무부는 260억달러 어치의 2년만기 국채를 연 1.348%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3.03배를 보였다. 이는 지난 2015년 11월 이후 가장 강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6.6%로, 지난 여섯 번의 평균 50.2%보다 높았다. 직접 낙찰자들의 낙찰률 18.3%도 지난 2월 이후 최고치였다. 입찰 후 10년물 수익률은 2.130%에서 거래됐다.

다음날은 5년 만기 340억 달러어치, 그 다음날은 7년 만기 280억 달러어치 입찰이 진행된다.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연준과 시장의 견해차 확대로 물가지표를 기다리는 이유로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에 따르면 채권시장 무브 지수가 지난주 22일 51.1318을 기록해, 지난 2013년 5월 9일의 역대 최저치 48.8695 다음으로 낮았다.

다만 무브 지수는 당시 최저점을 기록한 후 곧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테이터 텐트럼' 유발 발언으로 급등했다.

전략가들은 현재 경기 확장기가 역대로 세 번째로 긴 기간 이어지고 있어 곧 경기 하강이 올 것으로 보더라도 연준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은 큰 폭의 시장 되돌림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스콧 클레먼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연준은 어느 정도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금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안다"며 "지금 금리를 높이는 것은 그들에게 다음에 금리를 낮출 여지를 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즈의 도널드 엘렌버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투자자들이 지금 과도한 위험을 감수한다면 올해 후반에 씁쓸한 충격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주말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융시장의 유동성 상황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공세적으로 변할 가능성을 제시한 발언이 뒤늦게 주목받았다.

더들리 총재는 전일 스위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한 연설에서 "통화정책 당국은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커지면 통화완화 조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