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됨에 따라 오전의 낙폭을 다 메우고 반등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bp 내린 2.531%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같은 1.972%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2.9bp 낮은 2.863%에서 거래됐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의사록 공개로 전세계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져 하락 출발했다.

금리 전략가들은 ECB 의사록 여파가 큰 가운데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혼조적인 영향으로 초반에 국채가가 왔다 갔다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ECB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앞으로의 정책 경로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선제 안내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동의했다.

의사록은 "통화정책 입장과 선제 안내의 여러 가지 범위와 관련된 어조가 내년 초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도 의사록 발표 후 1.19달러대에서 1.2045달러까지 다시 올라섰으며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도 0.448%에서 0.527%까지 뛰었다.

전략가들은 최근 세계 중앙은행의 긴축 선회 가능성과 물가 압력 가중을 이유로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작년 고점인 2.60% 선 상향 돌파 시도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일 국채가는 세계 중앙은행들의 긴축기조 선회 가능성과 중국의 미 국채 매입 중단 가능성 보도로 낮췄던 낙폭을 10년 만기 국채 입찰 호조 덕분에 줄였다.

이날 중국 외환당국인 국가외환관리국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해당 소식을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밝힌 뒤 "이 뉴스는 잘못된 정보 출처를 사용했거나 가짜뉴스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나온 미 경제지표는 혼재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지난 6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시장 예상보다 늘었지만,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 고용시장 호조가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1만1천 명 늘어난 26만1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치는 24만5천 명이었다.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늘어난 것은 4주째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9천 명 늘어난 25만750 명을 나타냈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149주 연속 30만 명을 밑돌았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가장 오랫동안 30만 명을 밑돈 것이다.

지난달 30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는 3만5천 명 줄어든 186만7천 명을 나타냈다. 이는 거의 40년 만에 최저치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선임 미 경제학자는 "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역대 최대 수준의 채용공고를 해도 숙련공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다고 보고하고 있다"며 "이는 실업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2016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내렸다.

미 상무부는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계절조정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2% 상승이었다.

PPI는 3개월째 오름세를 마감했다.

12월 PPI는 전년비 2.6% 상승했다. 전달에는 3.1% 올랐다.

또 2017년 전체 PPI는 2.6% 올랐다. 이는 6년내 최고치다. 2016년엔 1.7%에 그쳤다.

음식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12월 근원 PPI도 0.1%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상승을 예상했다.

12월 근원 PPI는 전년대비 2.3% 상승했다.

노동부는 12월 생산자물가 하락은 자동차 연료, 항공 여행, 의류 소매판매 등의 서비스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행진에도 30년물 입찰 호조에 반등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30년 만기 국채를 연 2.867%에서 발행했다. 입찰 즈음에 거래 수준은 2.888%였다. 포괄적인 수요를 보여주는 응찰률은 2.74배를, 중앙은행 등의 해외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71.5%로 2003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채수익률이 높아지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입찰액의 상당 부분을 받아갔다며 채권시장의 약세 분위기를 완화하는 데 일조했다고 풀이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과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세력이 갑작스러운 국채수익률 하락에 놀랐고, 이 점이 '숏 커버링'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는 "요점은 오늘 국채 입찰이 이번주 3년과 10년, 30년 입찰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것"이라며 "최근의 국채수익률 상승이 수요를 불러왔고, 국채가가 이에 대해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 선임 머니 마켓 경제학자는 "이날 입찰 결과는 큰 '숏 커버링'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는 "30년물 입찰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미 국채를 산고 있다는 점을 매우 명쾌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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