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부산롯데호텔이 롯데손해보험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그간 제기됐던 롯데손보 매각설도 당분간 사그라질 전망이다.

12일 롯데손보에 따르면 이달 초 부산롯데호텔은 대홍기획이 보유한 롯데손보 주식 2천177만6천155주를 시가 외 매매를 통해 매수했다.

부산롯데호텔의 롯데손보 지분율은 기존 5.47%에서 21.69%로 올라 호텔롯데(23.68%)에 이어 2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지분조정으로 롯데손보는 롯데지주 출범에 따른 부담감에서 한발 비켜났다. 공정거래법상 비금융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는데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롯데지주에 편입되지 않아서이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일본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가 9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손보의 기존 2대 주주였던 대홍기획은 지주 산하에 있던 계열사로 부산롯데호텔이 이를 전부 인수하면서 금산분리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다.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가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그룹 내 롯데손보의 위상이 높아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2013년 6천347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지만, 김현수 사장이 취임한 2014년에 25억 원으로 흑자전환 후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572억 원으로 2016년 전체 실적(261억 원)보다 두 배가량 급증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과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속적인 질적 성장을 이뤄내 업계와의 경쟁우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그룹 전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어 롯데손보 매각 관련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들어 롯데지알에스와 대홍기획,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한국후지필름,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 계열사를 각각 인적분할해 투자 부문을 롯데지주에 합병하는 안을 최종 결정했다.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했던 비상장계열사를 지주사로 흡수합병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한 것이다.

이에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종단계인 호텔롯데 IPO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가 IPO를 통한 지주사체제로 변경하면 롯데손보 지분을 최장 4년 안에 매각해야 하는 등 금산분리 논란에 다시 휩싸일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최대주주 지분조정과 김현수 대표의 사장 승진 등을 고려할 때 그룹에서 롯데손보를 매각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더라도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을 번 만큼 롯데손보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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