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박인규 DGB금융 회장의 수사로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BNK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사장이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시절 김지완 BNK금융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BNK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DGB금융이 지난달 신청한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에 대해 실무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러나 박인규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어 편입 승인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신사업이나 인수·합병(M&A) 승인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중단된 데 이어 KB증권이 인가 신청을 철회했다.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인수 심사 역시 중단된 상태고 케이프투자증권의 SK증권 인수도 지연되고 있다. 웨일인베스트먼트는 인허가 심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칸서스자산운용 인수를 중단했다.

DGB금융 역시 박 회장에 대한 비자금 수사가 결론이 날 때까지 금융당국이 하이투자증권 편입 승인에 대한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GB금융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BNK금융이 하이투자증권 인수자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김 회장과 주 사장의 인연이 증권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 회장과 주 사장은 모두 현대증권(현 KB증권)을 거쳐 하나대투증권에서 일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시절 주 사장은 국제영업본부 본부장으로서 김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BNK금융이 비은행 부문의 수익력이 약해 강화 필요성이 높은 상태이기도 하다. BNK금융 영업이익 중 은행 비중은 95%를 넘는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BNK투자증권과 BNK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27억 원 정도로 전체 수익 비중의 1% 정도에 그쳤다.

김 회장은 부국증권과 현대증권(현 KB증권),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등에서 사장을 지내면서 '직업이 증권사 사장'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

하나대투증권 사장 재임 당시 하나IB증권과 합병하며 대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고, 온라인 종합 투자자문업 진출과 신규 판매채널 확대 등 전략을 추진하기도 했다.

다만 BNK금융의 낮은 자본 적정성이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의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기본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0.30%과 9.60%로 JB금융지주 다음으로 낮았다. 총자본비율은 12.91%로 DGB금융과 JB금융지주 다음으로 낮았다.

이에 따라 BNK금융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드는 시기는 BNK금융의 자본 적정성이 개선된 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신청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도 기다려야 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의 영업망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주로 분포돼 있어 부산·경남지역을 연고로 한 BNK금융과는 결이 맞는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쯤 BNK금융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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