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경제지표 부진 속에 은행주와 기술주가 엇갈리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 가격은 경제지표 부진에 올랐고, 달러화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올랐다.

뉴욕유가는 최근 가격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지난 5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는 2개월 연속 하락해 미국의 제조업 부문 부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상무부는 5월 내구재수주실적이 전월 대비 1.1% 하락한 2천281억8천만 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6개월래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4% 감소였다.

지난달 내구재수주 감소는 변동성이 큰 군용기 수주가 30.8% 감소하고 민간 항공기 및 부품이 11.7% 감소한 데 영향을 받았다. 운송을 제외한 수주는 0.1% 늘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내구재수주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5월 전미활동지수(NAI)도 전월의 상승에서 반락했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은 5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0.57에서 마이너스(-) 0.26으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관찰 지역 제조업체들의 활동지수는 9개월째 확장세를 지속했지만, 전월보다는 약해졌다.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6월 기업활동지수가 전월의 17.2에서 15.0으로 하락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한편,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융시장의 유동성 상황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공세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더들리 총재는 전일 스위스 국제결제은행(BIS) 연설에서 "통화정책 당국은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커지면 통화완화 조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더들리 총재는 또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에 관한 충분한 선제안내로 시장에 주는 파급효과를 줄일 수 있다"며 통화정책 담당자들이 정확한 소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날 런던에서 연설에 나서는 옐런 의장의 발언도 주목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다음날 런던에서 강연한다.

이날 이탈리아 정부는 도산 위기에 처한 부실은행 베네토 방카와 방카 포폴라레 디 빈첸차를 구제하려고 사상 최대 규모인 170억 유로의 공적 자금을 투입기로 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고 기술주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79포인트(0.07%) 상승한 21,409.5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77포인트(0.03%) 높은 2,439.0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10포인트(0.29%) 낮은 6,247.1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요 지수는 은행주 강세로 상승 출발했지만, 장중 기술주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이 0.53% 상승한 반면 기술이 0.59% 내렸다. 이외에 에너지와 헬스케어, 산업이 소폭 하락했고 소비와 소재, 부동산, 통신, 유틸리티는 오름세를 보였다.

은행주는 이탈리아 정부가 도산 위기에 처한 부실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170억 유로의 공적 자금을 투입기로 했다는 소식에 강세를 나타냈다.

골드만삭스가 1.5% 올랐고, JP모건도 0.4%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도 각각 0.3%와 0.6% 강세를 보였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최근 몇 년 동안 2천억 유로 규모의 부실채권과 낮은 생산성, 부족한 자본 등의 문제에 시달렸다. 이탈리아 은행권의 문제는 유럽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기도 했다.

기술주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0.95% 하락했고,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1.4% 내렸다. 애플과 넷플릭스가 각각 0.3%씩 약세를 보였고, 페이스북도 1% 떨어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기술주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강세 흐름을 보인 이후 주가 가치가 너무 높다는 인식 속에 매도세가 나왔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7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70% 내린 9.8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 가격은 경제지표 부진에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1bp 내린 2.135%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가장 낮다. 이전 올해 장중과 종가 최저치는 지난 14일 기록된 2.103%와 2.138%였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4bp 밀린 1.336%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9bp 하락한 2.696%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8일 이후 최저치다. 채권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내구재수주 등 지표 부진에 상승세로 출발했다.

지난 주말 국채가는 추가 물가지표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유가 강세에도 강보합세를 보였다.

금리 전략가들은 실망스러운 내구재수주 발표가 안전자산 수요를 키웠다며 다만 이날 오후 1시에 2년 만기 국채입찰이 예정된 것은 매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MUFG증권이 토마스 로스 디렉터는 "지표가 계속 실망스럽다. 이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 채권시장을 매우 회의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략가들은 옐런 의장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물가 부진이 일시적이라고 밝혔던 견해를 고수할지 주목할 것이라며 이는 다음번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지표는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갖기 어렵게 만들었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추정치가 떨어질 것 같다며 GDP 계산에 포함되는 내구재 출하가 0.4% 상승이라는 시장 기대와 달리 0.2%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부크바는 요점은 지난해 대선 후의 높은 기대와 달리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세제개편안을 기다리고 지켜보자는 게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반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5월 내구재수주는 기업 장비 투자가 2분기에 훨씬 더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그런데도 소비 지출이 크게 늘고 있어 전체 GDP 성장은 강하게 반등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2년물 입찰 호조에도 뉴욕증시와 유가 강세 속에 오름폭을 소폭 낮췄다.

미국 재무부는 260억 달러 어치의 2년 만기 국채를 연 1.348%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3.03배를 보였다. 이는 지난 2015년 11월 이후 가장 강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6.6%로, 지난 여섯 번의 평균 50.2%보다 높았다. 직접 낙찰자들의 낙찰률 18.3%도 지난 2월 이후 최고치였다. 입찰 후 10년물 수익률은 2.130%에서 거래됐다.

다음날은 5년 만기 340억 달러어치, 그 다음 날은 7년 만기 280억 달러어치 입찰이 진행된다.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연준과 시장의 견해차 확대로 물가지표를 기다리는 이유로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에 따르면 채권시장 무브 지수가 지난주 22일 51.1318을 기록해, 지난 2013년 5월 9일의 역대 최저치 48.8695 다음으로 낮았다.

다만 무브 지수는 당시 최저점을 기록한 후 곧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테이퍼 텐트럼' 유발 발언으로 급등했다.

전략가들은 현재 경기 확장기가 역대로 세 번째로 긴 기간 이어지고 있어 곧 경기 하강이 올 것으로 보더라도 연준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은 큰 폭의 시장 되돌림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스콧 클레먼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연준은 어느 정도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금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안다"며 "지금 금리를 높이는 것은 그들에게 다음에 금리를 낮출 여지를 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즈의 도널드 엘렌버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투자자들이 지금 과도한 위험을 감수한다면 올해 후반에 씁쓸한 충격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주말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융시장의 유동성 상황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공세적으로 변할 가능성을 제시한 발언이 뒤늦게 주목받았다.

더들리 총재는 전일 스위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한 연설에서 "통화정책 당국은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커지면 통화완화 조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미국 경제지표 부진 속에서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8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11.25엔보다 0.62엔(0.55%)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7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96달러보다 0.0017달러(0.15%)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06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4.57엔보다 0.49엔(0.39%)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2718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7243달러보다 0.00061달러(0.04%) 약해졌다.

달러화는 지표 부진으로 엔화에 대한 오름폭을 가파르게 줄였다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말 달러화는 유가 반등 속에 연준 위원들의 엇갈린 발언으로 혼조를 보였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날 미 경제지표 부진이 성장과 물가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며 하지만 다음날 런던에서 연설에 나서는 옐런 의장의 발언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을 더 받았다고 전했다.

전략가들은 옐런 의장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물가 부진이 일시적이라고 밝혔던 견해를 고수할지 주목할 것이라며 이는 다음번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유로화는 이탈리아 은행권의 구제금융 진척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경제지표 호조로 달러화에 올랐다.

지난 6월 독일 기업의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Ifo 기업환경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 뮌헨에 소재한 Ifo 경제연구소는 약 7천 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환경지수(BCI)가 6월에 115.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유니크레디트는 독일의 2017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운드화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과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UP)이 정부 구성 협상을 타결했다는 소식 속에 강세를 유지했다.

이날 메이 총리와 알린 포스터 DUP 대표가 런던 총리집무실에서 막판 협상을 벌인 끝에 두 정당이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기 총선에서 하원 과반(326석)에 8석이 모자란 318석을 얻은 보수당이 민주연합당(10석)의 지지 아래 소수정부를 운영하게 된다.

BNY멜론의 사이먼 데릭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 협상 타결에 대한 파운드화 반응은 조용하다며 파운드화는 과거 소수정부 시기에도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데릭은 다만 전에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위험자산 선호 강화와 환 헤지 없는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증가 및 영국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정치적 안정을 이유로 파운드화가 엔화에 152엔까지 오를 것이라며 달러화보다 엔화에 대해 파운드화 매수를 주문했다.

이날 소위 소니아로 불리는 '스털링 오버나이트 인덱스 애버리지'와 관련된 파생상품들이 2016년 초 이후 처음으로 12~18개월 동안 영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옐런 의장 기대로 엔화에 대해 오름폭을 더 확대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반락했다.

전략가들은 현재 경기 확장기가 역대로 세 번째로 긴 기간 이어지고 있어 곧 경기 하강이 올 것으로 보더라도 연준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은 큰 폭의 시장 되돌림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먼웰쓰포린익스체인지는 "부진한 내구재 수주로 달러 매도가 있었지만, 거래자들은 옐런 연설을 앞두고 달러 과매도(숏) 포지션을 내는 것을 우려했다"며 "결과적으로 '숏 커버링'이 달러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주말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융시장의 유동성 상황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공세적으로 변할 가능성을 제시한 발언이 뒤늦게 주목받았다.

더들리 총재는 전일 스위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한 연설에서 "통화정책 당국은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커지면 통화완화 조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최근 가격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7센트(0.9%) 상승한 43.3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미국 원유 생산 추가 증가 전망과 날씨 요인에 따른 단기적인 재고 감소 가능성에 복합적인 영향을 받으며 장중 방향성을 뚜렷하게 잡지 못하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멕시코 걸프만의 열대성 폭풍으로 단기적인 생산 중단이 있었다며 이는 지난주 원유재고 크게 줄였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퓨처스의 팀 에번스 에너지 선물 스페셜리스트는 "석유 시장은 지난주 기록한 저점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그러나 가격 회복은 미국의 원유 생산이 시장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로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5월 감산 이행률이 106%를 기록했지만, OPEC의 감산 노력이 실패했다는 진단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OPEC과 다른 산유국들의 협동 없이는 유가가 추가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예상했다.

최근 유가는 세계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OPEC 회원국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에 나서며 유가가 소폭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이 셰일 생산을 늘리기 시작한 것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OPEC 내에서 감산에 예외를 인정받은 리비아 등 국가들도 생산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주요 산유국의 감산 노력은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는 2주 연속 감소했지만, 미국의 생산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감산을 이행하고 있는 국가는 유가가 올해 하반기 추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OPEC의 추가 감산 등 적극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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