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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규 칼럼> 도토리 그리고 비트코인
    이성규 기자  |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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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1.12  09: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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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밀레니엄 시대를 열기 앞선 1999년 개인 미니홈피 서비스 싸이월드의 등장으로 국민 절반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갖던 시절이 있었다. 싸이월드라는 가상의 인터넷 공간에는 도토리라는 사이버머니가 존재했고, 도토리 1개는 100원으로 통용됐다. 지인들로부터 도토리 10개를 받으면 1천원이 되는 식이었다. 도토리 거래는 1촌을 맺은 네트워크 안에서 이뤄졌다. 당시에도 정부는 도토리가 금전을 주고받는 용도로 사용될 것을 우려해 규제의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나만의 공간을 갖고, 그 공간 속에서 지인끼리 정을 나누고 소통을 중요시하는 한국사람들의 정서와 딱 맞아 떨어진 싸이월드 시스템은 당시 선풍적 인기몰이를 오랜 기간 이어갔다. 이 기간 사행성 논란도 있었지만, 도토리가 정(情)과 친분의 상징으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통용됐던 것은 분명하다.

    세월이 20년 가까이 흐른 2018년. 우리 대한민국 사회는 가상화폐 열풍, 아니 신드롬에 빠져있다.

    청년 실업률 두 자릿수 시대, 노동의 대가(임금)를 20년 가까이 받아 알뜰살뜰 모아도 번듯한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려운 대한민국의 주거 현실.

    결국, 한탕주의가 만연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와 맞아 떨어진 상황에서 구세주처럼 등장한 것이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가상화폐 시장이다. 하루에도 투자한 돈의 2배, 3배, 아니 10배가 될 수도 있다 하니 중학생부터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 자영업자들도 가상화폐 거래에 뛰어들고 있다. 30여 년 전 도토리와는 다른 이해와 관점이 필요한 사이버상의 통화가 등장한 것이다.

    저녁 직장인 회식 자리에는 1천만원을 투자해 1억원을 벌었다는 무용담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대학생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취업 문을 두드리는 것보다 하루빨리 가상화폐 투자로 거금을 모아 장사 밑천을 마련하는 것이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라는 신념을 갖기도 한다.

    사회 구조를 탓해야 하나. 땀을 흘리지 않고 돈을 벌겠다는 불나방 같은 국민성을 지적해야 하나.

    이러한 사회적 현상과 별개로 법무부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를 위한 정부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거품이 빠질 경우 많은 사람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땀을 흘려 돈을 벌어야 한다는 건전한 근로 풍조마저 해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신규 계좌 개설 금지, 벌집 계좌, 시세 조정 검사 등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규제의 덫을 하나둘씩 늘려가는 추세다. 세제 당국에서는 가상화폐가 양성화될 경우 거래세와 양도세 등을 부과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사정 당국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이번 주 경찰청은 국내 3위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원을 도박장 개장 등의 혐의로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국세청도 주 초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을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였다.

    미국에서는 가상화폐가 테러 분자들의 자금 조달 방법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며 강력한 규제를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가 안보와 연계된 규제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상화폐 시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아 보인다. 그리고 현재 가상화폐 시장이 정부의 얘기대로 비정상·비이성적임은 누구도 부인할 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공급과 수요가 있는 엄연한 경제학의 개념일 것이다. 따라서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규제가 아닌 정부가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정하고 수익과 손실, 세금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정책금융부 부장)

    s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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