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보름 만에 또다시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 이번엔 미국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번 주 미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출국한다.

조 회장은 오는 30일 귀국하기까지 블랙록 등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국부펀드 관계자 등 주요 기관투자자 10여 곳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해외 투자자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에서 진행된 IR을 모두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 달에는 싱가포르와 베트남,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의 기관투자자를 만났고, 이달 초에는 영국과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 4개국을 방문해 현지에서 IR를 주재했다.

조 회장은 올해 하반기에나 미국, 캐나다 등 미주 지역을 방문해 기관투자자들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가급적 많은 투자자를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는 차원에서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달성한 우수한 실적을 설명하고, '2020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한 차원이다"면서 "회장이 직접 경영 상황을 설명하는 데 대해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해외 IR를 직접 챙기는 조 회장을 두고 '여전한 용병'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금융지주사 회장이 직접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챙기는 일은 흔한 일은 아니다.

과거 라응찬ㆍ한동우 전 회장도 해외 IR에 참석하곤 했지만, 연간 한 차례 정도로 상징적인 의미에 그쳤다.

최근 KB금융이 시가총액에서 신한금융을 앞서는 등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양 금융지주사 간 치열해진 경쟁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전일 기준 신한금융(시가총액 23조224억원)과 KB금융(22조9천543억 원)의 시가총액 차이는 불과 681억 원이다. 지난 26일에는 장중 한때 KB금융이 신한금융 시총을 7년 만에 앞서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시가총액은 물론 연간 실적 면에서도 두 금융지주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시기"라며 "외국인 지분이 70%에 육박하는 신한금융으로썬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리딩뱅크를 수성할 수 있다고 해외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은 IR 일정을 마치고, 아마존을 방문해 디지털 금융 전반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은 오래전부터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에 앞장서 온 만큼, 신한금융은 향후 다양한 방식의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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