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11개월래 최고치로 오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명분을 강화해줌에 따라 엔화에 오르고, 유로화에 낙폭을 줄였다.

유로화는 전일 유럽중앙은행(ECB)의 매파 성향이 확인된 데다 이날 독일 대연정 예비협상 타결 소식까지 가세하자 달러화에 3년내 최고치로 올라섰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2일 오전 9시 35분(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46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21엔보다 올랐다. 한때 111.68엔까지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13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029달러보다 상승했다. 한때 1.2148달러까지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5.22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3.79엔보다 높아졌다.

외환 전략가들은 달러화가 지난해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호조에 따라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오르는 것에 반응했다며 다만 그 전부터 유로화가 겹호재로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두 통화의 힘겨루기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미 소비자물가 발표 후 2.570%에서 거래됐다. 전장종가는 2.531%였다.

또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도 2.014%까지 올라,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선을 뚫고 올랐다. 전장 종가는 1.972%였다.

인피녹스의 제이컴 데페 헤드는 "소비자물가를 보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근원 물가가 연준 목표치 아래 있어서, 연준이 미 경제의 더 명확한 그림을 볼 때까지 통화정책이 보류돼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페는 "두 번째는 근원 물가가 연준 목표치 2% 아래 있는 점을 무시하고, 목표에 아주 가깝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수석 경제학자인 크리스 프로빈은 "연준은 매파 의제가 미래에 연기될 필요가 있다는 상황에 놓여있지만, 실업률과 증시, 주택가격, 기업부채, 세계 성장률 등의 수준을 봤을 때 점진적인 긴축을 계속해야만 한다"고 내다봤다.

프로빈은 "물가는 지난해부터 비슷한 수준이지만, 연준은 세 차례 금리를 올렸다"고 덧붙였다.

ADS 증권의 콘스탄티노스 앤티스는 "달러에 대한 전망은 단기적으로 약세 쪽이고, 투자자들은 올해 달러 강세를 전망하는 것에 회의적이다"라고 풀이했다.

유로화는 겹호재에 상승탄력이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ICE 달러 지수는 전장보다 0.55% 내렸다.

전일 공개된 지난해 12월 ECB의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에서 선제 안내를 올해 초에 바꿀 수 있다고 논의된 점이 확인된 데다 이날 독일 집권당인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야당인 사회민주당 간의 대연정 예비협상이 타결됐다.

유니크레디트의 바실레오스 그키오나키스 헤드는 "ECB 의사록은 유로화에 분명한 강세 재료이다"라며 "달러화가 고평가됐기 때문에 유로화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크레디트의 연말 유로화 전망치는 1.25달러다.

도이체방크나 ING은행은 유로화 올해 고점을 1.30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ECB가 수출 경쟁력을 우려해 유로화 1.25달러 이상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시장에서 등장하고 있다.

파운드화는 스페인과 네덜란드가 '소프트' 브렉시트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힌 후에 1.3693달러까지 올라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가 2017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한 해를 마쳤다.

미 노동부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0.1% 상승이었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2.1% 상승했다. 11월에는 2.2%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2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3%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12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8% 높아졌다. 11월에는 1.7%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매판매가 4개월 연속증가세를 기록하며 2014년 이후 가장 호조를 보였다.

12일 미 상무부는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4% 증가였다.

2017년 전체로는 4.2% 증가해, 2016년의 3.2%, 2015년의 2.6% 증가를 넘어섰다.다만 2014년의 4.3%에는 못 미쳤다.

소매판매의 증가는 정원과 건축 자재 매장의 매출이 1.2% 늘어난 데다 자동차 판매가 0.2% 증가한 덕분이다. 주유소 판매는 변동이 없었다.

자동차를 제외한 12월 소매판매는 0.4%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3%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4% 증가했다.

유럽에서도 경제 지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해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7% 증가했다고 유럽연합(EU)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가 발표했다.

이는 한 달 앞선 발표치 0.6% 증가와 2분기 실적치를 모두 웃돈 것이며 2007년 이후 가장 좋은 GDP 수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다.

ECB는 2017년 전체 유로존의 GDP 성장률이 2.4%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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