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경쟁 주도…삼성·LG 차세대 TV 선보여



(라스베이거스=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18'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도 글로벌 기업들이 혁신 기술과 제품을 대거 선보이는 등 숱한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주최 측의 미숙한 운영으로 누수와 정전 사태가 잇달아 일어난 점은 '옥의 티'로 꼽혔다. 첨단 IT 기술의 경연장이란 수식어가 무색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역대 최대 규모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진 CES 2018은 나흘간 일정을 마치고 12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전 세계 150개국의 4천여개 기업과 관람객 19만명이 CES를 찾았다.

참가 기업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 기업이 1천744개로 가장 많았고 중국에서도 1천325개 업체가 참여해 'IT 굴기'를 보여줬다. 우리나라에서는 210개 기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구글이 주도한 'AI 전쟁'…자율주행·로봇 '눈길'

올해 CES의 슬로건은 '스마트시티의 미래(The Future of Smart Cities)'였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신기술이 도시 전체를 연결하는 미래 생활상을 제시했다.

전시회의 최대 화두였던 AI 기술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기업은 구글이다. 올해 처음으로 CES에서 전시 부스를 차린 구글은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을 모든 가전 제품과 자동차에 심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구글은 CES 개막 첫날인 지난 9일 LG전자, 레노바, 소니, 뱅앤올룹슨 등의 제품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히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시장뿐 아니라 라스베이거스 시내 전광판과 모노레일, 버스에 '헤이 구글(Hey Google)' 광고를 내보내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번 CES에서 공개된 자율주행 기술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도요타가 선보인 박스 모양의 차세대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이팔레트(e-Palette)'는 교통 수단의 미래를 보여주는 콘셉트카라는 찬사를 들었다. 이팔레트는 물건 판매부터 음식 배달, 차량 공유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춰 제작·활용될 수 있는 자동차다.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는 AI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 2.0'을 선보였다.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는 엔비디아와 인텔은 파트너십 확대에 주력했다.

로봇 분야에서는 귀여움으로 관람객들을 사로잡은 소니의 애완견 로봇 '아이보', 혼다의 감정인식 로봇, LG전자의 서빙·포터·쇼핑 카트 로봇 등이 주목을 받았다.

◇ 삼성·LG 차세대 TV 격돌…현대차, 수소차 공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먼저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146인치 모듈러 TV '더 월'을 선보이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경쟁에 불을 지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는 백라이트와 컬러필터가 없어 화질이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모듈 구조로 설계돼 크기와 형태를 원하는 대로 조립할 수 있는 것도 이 제품의 장점이다.

더 월은 삼성전자가 하만과 공동 개발한 '디지털 콕핏'과 함께 올해 CES 삼성 전시관의 명물로 꼽히기도 했다.





LG전자는 전시관 입구에 설치한 '올레드 협곡'으로 관람객들의 감탄사를 이끌어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46대를 이용해 만든 초대형 조형물은 CES가 열리는 나흘 동안 최고의 인기 코스 중 하나였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올레드 TV 씽큐'와 LG디스플레이가 전시한 '롤러블 디스플레이'도 미래형 TV로 손색이 없었다.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둘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얇고 모양 변형이 가능한 OLED의 강점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CES에서 미래형 수소연료전지 전기차 '넥쏘(NEXO)'를 공개했다. 5분 이내의 충전시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590km 이상(인증 전)의 항속거리를 구현한다.

SK텔레콤은 전시 부스를 별도로 마련하진 않았지만 박정호 사장이 직접 CES 현장을 찾아 글로벌 초정밀 지도 기업 히어, 미국 최대 로컬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등과 협력 관계를 맺는 등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 누수·정전사태 '옥의 티'…운영 미숙 도마에

하지만 올해 CES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면서 첨단 IT 전시회란 말이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막 첫날부터 비가 내려 전시장 천장에 누수가 발생하더니 다음 날에는 메인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내 센트럴홀이 정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센트럴홀은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하이얼 등 주요 가전 업체들이 전시 부스를 차린 곳이다.

두 시간 가까이 전기 공급이 중단되자 관람객들은 갑자기 밖으로 대피하는 불편을 겪었다. 참가 업체들은 전기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뒤에도 전시 공간 세팅을 위해 한참 동안 애를 먹어야 했다.

참가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년째 CES를 방문하고 있지만 두 시간 정도 정전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이로 인해 참가 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어도 보상을 요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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