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올해 수출기업의 최대 복병으로 원화 강세가 꼽힌다.

엔-원 재정환율이 900원까지 떨어질 경우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이 3.4%포인트 줄어든다는 진단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2018년 수출 경기의 7대 이슈' 보고서에서 "수출 측면에서 달러보다 영향력이 크다고 알려진 엔화에서도 원화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한국은 3%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도 개선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교역 리스크는 한국 수출 개선을 위협하는 재료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8건의 신규 수입규제조치가 제기되는 등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역시 내수 중심의 정책을 펼치며 중간재 및 부품에 대한 수입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의 최대 복병이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1,06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이후 1,050원을 위협받고 있다.

엔-원 재정환율도 원화 강세로 2015년 6월 이후 900원을 깨고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과 여러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놓여 있어, 엔-원 환율이 하락할 때 국내 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인한 수출 감소 효과가 크다.

엔-원 환율이 연평균 1% 하락할 경우 국내 기업의 수출은 약 0.32%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양호한 국내 경제 펀더멘털과 경상수지 흑자 지속,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로 미시적 대응이 어려워서 올해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원은 진단했다.







올해 수출환경에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올해 세계 5대 수출국 진입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한국은 세계 6위의 수출국이다. 5위 수출국인 네덜란드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0.4%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신흥국의 수출환경은 우호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세계 성장률은 3.7%로 지난해(3.6%)와 유사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신흥국이 4.9%로 작년 4.6%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 신흥국으로 수출하는 비중이 57.4%로 선진국 수출 비중인 42.6%보다 높다. 신흥국 경제 성장은 한국 수출 증가에 긍정적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국내 수출기업에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재료다.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수출단가 인상 효과로 기업들의 수출 금액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물량 감소 효과로 작용해서 수출 금액이 줄어든다. 연구원은 실증분석 결과 국제유가 상승이 5분기까지는 수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6분기부터는 수출을 줄이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올해도 3%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출의 성장견인력이 필요하다"며 "G2 리스크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며, 원화의 급격한 강세를 예방하고 외환시장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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