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올해 첫 국고채 5년물 입찰을 앞두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금리로 보면 충분히 매수할 만한 수준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매파 분위기가 강해진 탓에 선뜻 용기를 내기 어려워서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선매출 7천억 원을 포함해 국고채 5년물 1조5천억 원 규모를 경쟁 입찰한다.

트레이딩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5년물 입찰 결과를 통해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다수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와 스프레드 상으로 5년물을 매수해도 좋은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전 거래일(12일) 국고채 5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은 2.430%를 나타냈다. 60일(2.337%), 20일(2.341%) 평균을 웃돌고, 5일(2.405%) 평균도 상회하는 결과다.





<국고채 5년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와 이동평균선,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4511)>

스프레드 상으로도 매수에 유리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년물과 5년물의 스프레드는 연초(1월 2일) 21.9bp에서 전거래일(12일) 25.6bp 수준으로 벌어졌다. 3년물보다 5년물의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연초라 입찰 매수세도 괜찮고, 최근 금리가 좀 올라서 입찰은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다만 전반적인 글로벌 채권시장 분위기는 매수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본부장은 "최근 일본의 장기물 매입 규모 축소와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 우려 등 매파 재료가 많다"며 "매파 분위기가 강화된 상황에서 미국 물가지표가 높게 나오면 입찰 분위기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12월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8% 상승하며 2017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공개됐다. 물가지표 호조에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 12일 2.0062%까지 치솟았다. 이 금리가 2.0% 선을 웃돈 것은 200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PD들이 있어서 입찰은 무리 없겠지만, 참여한 투자자들이 물릴 것 같다"며 "올해 들어 진행된 입찰에서 손실이 크진 않지만, 살짝 물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5년물을 들고 있다가 며칠 전 손절했다"며 "현재로써는 조심하는 게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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