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현금 보유 확대 기조가 단기부동자금의 가파른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부동자금이 1천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지만,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은 제한적이라고도 평가했다.

27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단기부동자금은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958조1천억원을 나타냈다.

여기서 말하는 단기부동자금이란 현금과 6개월 이하의 단기수신 및 투자상품, 투자대기성 자금의 총합을 의미한다. 분류 기준에 따라 총액에 차이가 생길 수는 있다.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단기자금시장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풀이했다.

단기부동자금은 2009~2012년 동안 600조원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다. 2013년 이후 수신금리가 3%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단기부동자금의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연구원은 올해 수준의 증가 속도가 지속된다면 오는 9월께에는 국내 단기부동자금이 1천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의 현금보유 규모가 늘어난 것도 부동자금 확대의 주된 이유로 제기됐다.

최근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원본은 130조원 이상을 나타냈으며 이 가운데 법인MMF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법인형 MMF는 2014년 상반기 중 60조원을 밑돌았으나 이후 본격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4월 이후에는 100조원대를 넘겼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 또한 2013년 이후 40조원대를 유지하다가 2015년 이후에는 50조원을 넘어서며 꾸준하게 증가했다.

연구원은 "법인형 MMF의 증가와 함께 최근 부동자금 증가분의 상당부분이 기업들의 현금보유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며 "새로운 투자처 모색이 불투명한 가운데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인한 현금보유 확대는 기업의 자금조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부동자금의 주식시장 유입도 제한적인 상황으로 평가됐다.

연구원은 "투자자예탁금을 비롯해 파생상품거래 예수금, 대고객 RP매도 잔고 등과 같은 증시 자금의 증가 대비 MMF, CMA의 잔고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시중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기보다는 현금성 자금 형태로 유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 변화 시점과 함께 시중 단기부동자금의 유입 방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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