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연기금이 국고채 20년물 경쟁입찰에서 저조한 수요를 보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기말에 따른 자금집행 자제와 벤치마크(BM)를 고려한 듀레이션 조정, 국고채 10년물과 20년물의 스프레드를 고려한 전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1(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전일 보험권과 기금권은 국고채 20년물(국고01500-3609)을 총 2천610억원을 매수했다.

전일 경쟁입찰에서 국고채 20년물 7천500억원은 가중평균금리 2.190%에 낙찰된 바 있다.

하지만, 전일 경쟁입찰에서 장기투자기관으로 분류되는 연기금과 보험권은 확연히 다른 전략을 취했다.

보험사는 국고채 20년물 매수에 집중한 반면, 연기금은 매수보다는 매도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보험권에 반해 연기금이 국고채 20년물을 외면한 이유로는 반기말에 따른 자금집행 부담, BM의 따른 듀레이션 조정 등이 지목된다.

연기금 채권운용역은 "현재 국고채 10년물 대비 20년물의 스프레드가 많이 좁혀져 있다"며 "이 때문에 급한 곳이 아니면 전일 국고채 20년물 매수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기금의 스프레드 저점이 4~5bp인데 현재 7~8bp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추가 플래트닝의 유인이 없기 때문에 매수보다는 매도가 옳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전일 기준 국고채 10년물 대비 20년물의 스프레드는 7bp다.

증권사 채권딜러는 "보험권은 최근 해외채권 비중을 줄이고 국내 채권 매수로 듀레이션을 늘리고 있어 국고채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연기금의 경우 반기말에 따른 자금집행 부담이 있어 소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즉, 쓸 돈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다"고 전했다.

각 연기금의 BM대비 듀레이션 조정이라는 문제도 있었다.

다른 연기금 채권운용팀장은 "적어도 우리 기금의 경우 지금 국고채 20년물을 사게 되면 BM대비 듀레이션이 길어진다"며 "BM보다 더 길어지면 금리 상승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번 국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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