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업황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두 회사의 영업이익 차이가 크지 않아 석유화학업계 영업이익 1위를 둘러싼 자존심 싸움도 관심이다.

연합인포맥스가 15일 최근 2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발표한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에 각각 6천616억원과 6천72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집계됐다.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43.3% 증가한 수준이지만 롯데케미칼은 전년 동기 대비 8.32% 감소한 수치다.

LG화학의 경우 ABS와 PVC 등이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를 확보하고 환경 규제 등으로 타이트한 공급이 이어진 점 등이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국제유가 상승에 의한 원료가격 인상이 실적악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나프타 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25% 올랐고, 전반적으로 스프레드도 하락했다.

다만 두 기업은 지난해 연간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조9천751억원으로 추정되고, 롯데케미칼은 2조8천85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지난 2010년 기록한 2조8천213억원의 최대 영업이익을,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6년 기록한 2조5천443억원의 최대실적을 각각 경신하는 셈이다.

특히,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예상 실적 차이는 불과 894억원으로 언제든 업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수준이다.

과거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했던 LG화학은 지난 2016년 영업이익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정보전자와 전지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LG화학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다만 LG화학은 지난해 상반기 6분기 만에 합성고무와 ABS, PVC 등 다운스트림 부문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업계 선두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다.

롯데케미칼은 뚜렷한 실적을 거두지 못하던 LC타이탄이 지난해 정상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LG화학을 바짝 뒤쫓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제품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PE 약세에도 불구 ABS와 PVC, SAP 등의 수익이 확대되면서 화학사업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ESS와 전기차 판매량 증가를 통한 전지사업의 성장, OLED 소재, RO 필터 등 정보전자소재의 턴어라운드 또한 호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롯데케미칼은 제품믹스 개선 효과와 신증설 계획 등이 수익성을 지지할 것으로 평가됐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대형전지 추가 수주 확대에 따른 물량 증가와 메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일부 판매가격 인상 등으로 내년 LG화학의 전지부문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5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고부가 화학제품 생산능력 확대 및 대산 크래커 증설로 화학부문 증익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전방 폴리에스터 수요와 PET·ABS 호조, 기저효과 등으로 연간 실적 개선세가 예상된다"며 "비에틸렌계열이 업사이클에 접어들어 올해 영업이익도 3조4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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