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채권은 남자처럼 하락장에 돌입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는 최근 내놓은 월간 전망에서 채권시장이 약세로 돌아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켓워치는 12일(미국시간) 그로스가 채권시장을 전망할 때 종종 특이한 삶의 경험이나 뜬금없는 비유로 서두를 장식한다며 올해 1월 전망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 캠페인'이 확산하고 있다며 그로스가 채권시장의 약세를 성폭력을 가한 남성들에 대한 반감 확대에 빗댔다고 평가했다.

우월적인 지위에서 비윤리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았던 일부 남성에게 철퇴가 내려지는 것처럼 채권시장의 상승세도 끝난 것으로 봤다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그로스는 채권과 남자의 약세가 언제 시작됐는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이들의 시대가 끝났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자를 여자보다 평균적으로 10년을 덜 사는 매우 약한 '성별'로 묘사하면서 소통하지 않는 것에 능하다고 설명했다.

남자들이 전쟁을 일으켜 캔 음식과 전자레인지, 인터넷 등이 등장했다며 리모컨을 늘 곁에 두고 있어 어디에 있는지 항상 알고 있는 게 남자라고 그로스는 말했다.

그는 또 남자들은 신발과 지갑이 많이 필요치 않고 변기 뚜껑이 올려있는지 내려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남자들이 집에 들어앉아 축구만 보고 있으면 세상의 수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을 대변하는 형태로 희화화하며 남성, 그리고 채권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그로스는 시사했다.

매체는 그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기이한(bizarre)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로스는 지난해 1월 아프리카에서 실존적 성찰을 했다고 밝혔고 2016년 8월에는 아들에게 처음으로 성교육했던 경험에 대해 공개했다.

그는 2009년 3월 전망에서 콧수염이 있는 남자에 대한 어머니의 부정적 인식을 거론하며 면도를 하게 된 이유에 관해 말했고 심지어 2015년에는 첫 경험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이처럼 일기장에 등장할 법한 내용이 월간 투자 전망에 실린다는 점이다.

가벼운 내용으로 독자의 이목을 끌 수 있지만 민감한 이슈인 경우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매체는 그로스가 엉뚱한 생각을 표출해 관심을 끌기도 하지만 괴짜로 보이게 해 신뢰를 잃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4년 전 그로스는 자신이 직접 세워 40여 년 동안 키워온 세계적 채권투자회사 핌코를 떠나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재직 중이다.





<야누스헨더슨의 빌 그로스 포트폴리오 매니저 ※출처: 야누스헨더슨 홈페이지>

ywsh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