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32년간 한국은행에 몸담았던 김민호 부총재보가 3년의 임기를 마치고 15일 이임식을 했다.

김민호 부총재보는 지난 1986년 입사해 한은과 30년 이상의 역사를 함께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후 4시 30분 태평로 한은 삼성본관에서 열린 김민호 부총재보 이임식에 참석해 "팀장 시절 김 부총재보의 별명은 '미스터 반듯함'이었다"며 "일 처리도 깔끔하고 빈틈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원리원칙을 따르는 '체질적인 BOK맨'이 은행문을 나서니 어찌 섭섭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쉽게 하는 말이 아니라 (김 부총재보가) 열정과 실력을 바탕으로 맡은 바 소임을 훌륭히 잘 수행했다"며 "때로는 융통성이 부족하다 싶으면서도 그런 모습이 싫지 않았는데, 이는 신뢰를 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김 부총재보의 앞에 큰 발전과 건승, 성취가 있기를 기원한다고 인사말을 마쳤다.

김민호 부총재보도 이에 화답했다.

김 부총재보는 "늦게 입사에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32년간의 근무를 마치고 퇴직한다"며 농담으로 운을 뗐다.

그는 "내세울 만한 성과는 생각나지 않고 일을 했다, 야근 했다는 것만 기억에 난다"며 "정확성과 논리성에 몰두하다 보니 창의적이고 폭넓은 사고를 할 기회를 못 가진 게 아닌가 싶다"며 아쉬워했다.

김 부총재보는 "(같이 일한 직원들과) 인간적으로 가까워질 기회를 갖지 못한 것도 아쉽지만, 지금이 끝이 아니기 때문에 만회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며 "명성에 부끄럽지 않게 한은의 측면을 돕는 든든한 지원세력으로 남을 것을 다짐하겠다"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국은 김 부총재보의 업적을 되돌아보는 동영상을 준비했다.

후배 직원들은 한결같이 '야근'을 언급하며 김 부총재보를 '프로 야근러(야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농담)'라고 칭했다.

김 부총재보는 작별 인사에서도 "제가 팀장과 국장일 당시 같이 일하며 몸과 마음이 편치 않았을 직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김 부총재보는 이임식에 참석한 직원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했다.

김민호 부총재보는 1986년 한은에 입행해 금융시장국, 정책기획국, 통화정책국에서 두루 근무했다.

2012년에 통화정책국 국장, 2015년에 국제국 국장으로서 국내외 금융시장을 모두 담당했다.

2015년 1월에 한은 부총재보가 된 후에는 국제국, 국제협력국, 발권국을 총괄했다.

퇴임 후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사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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