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팔고, 10년 국채선물을 사면서 커브 플래트닝(수익률곡선 평탄화) 흐름을 지지했다.

27일 인포맥스 투자자 매매동향 일별추이(화면번호 3803)에 따르면 지난 20일 국채선물 9월물로 월물교체(롤오버) 후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은 순매도하고 10년 국채선물은 순매수하는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순매도 흐름은 지난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긴축을 시사하는 발언을 처음으로 꺼내면서 도드라졌다.

이주열 총재는 "경기의 뚜렷한 개선세가 이어질 경우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정도를 조정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전까지 외국인은 10거래일 연속 3년 국채선물을 순매수했다.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3만6천544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10년 국채선물은 같은 기간 8천444계약을 순매수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국내 기준금리가 인상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정책변수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외국인의 성향으로 볼 때 당분간은 이들이 3년 국채선물을 더 팔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최근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에 대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데, 미결제약정이 증가한 것을 보면 3년 국채선물에 대한 매도 포지션을 확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에 반해 10년 국채선물은 전일 약 2천500계약 사들여 외국이 커브 플랫에 베팅한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전했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국채선물 롤오버는 투자자별 포지션이 대체로 이월되면서 무난한 수준을 보였다"며 "다만, 외국인 투자자는 롤오버 이후 3년 국채선물을 매도해 누적순매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외국인이 롤오버 후 3거래일 연속 약 1만3천계약을 순매도하는 동안 시장 미결제는 1만1천계약 증가했다"며 "외국인들이 매수 포지션을 축소했다기보다 신규 매도 포지션을 늘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당분간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매도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물 롤오버 이후 외국인은 국채선물 시장에서 3년 국채선물을 대규모로 매도하고 10년 국채선물은 매수하며 커브 플래트닝에 베팅하는 모습이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오히려 금통위의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심리가 형성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금리인상이 현실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주 이 총재가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가면서 당분간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년 이하의 단기물을 중심으로 순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강 연구원은 "선물시장과 달리 현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년 이하 단기채를 위주로 순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현물투자가 재정거래를 통한 캐리 수요라 오히려 높은 캐리 메리트의 원화채를 적극 매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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