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국은행의 올해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금통위 구성원의 변화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의장과 위원들이 바뀌는 동안 재닛 옐런 전 의장이 2월초 임기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당연직 금통위원인 올해 3월 31일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총재는 오는 18일, 2월 27일 두 차례의 금통위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옐런 미 연준 의장은 임기만료를 두 달 남겨놓고 금리를 인상했지만, 한은은 미국과 다른 행보를 걸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20년간 한은의 금리 조정을 보면 2006년 3월말 임기만료 직전인 12월과 2월에 금리를 올린 박승 전 총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총재가 임기말에는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임기말 경기 여건이 금리를 조정할 정도로 뒷받침되지 않았을 수 있지만 기준금리를 동결한 채 차기 총재에 금리조정의 바통을 넘겨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과거 한은 총재 교체기의 금리 조정은 퇴임과 취임 2~4개월의 시차를 두고 이뤄졌다.

2002년 3월에 퇴임한 전철환 전 총재가 금리 동결을 유지한 채 퇴임하고 나서 박승 전 총재는 같은 해 5월에 금리를 올렸다.

박승 전 총재가 2006년 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3월에 퇴임하자 이성태 전 총재는 취임 2개월여 만인 그 해 6월에 금리인상을 이어갔다.

이성태 전 총재가 2010년 3월에 금리동결을 유지한 채 퇴임한 후 다음 총재인 김중수 전 총재는 그해 7월에 금리를 인상했다.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한은 총재는 청문회도 거쳐야 하는 만큼 임기말은 청문회 시즌으로 점철될 가능성도 있다.

이 총재는 이미 임기만료 넉달 전인 지난해 11월에 한차례 금리를 인상한 상태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과 미 연준 모두 기준금리 조정 시기가 올해 3월 이후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5일 거시경제·채권전문가 명을 대상으로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화면번호 8852) 조사기관 모두가 이달 기준금리를 1.50%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달에 금리를 동결하면 2월말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는 더욱 약해질 수 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의 금리인상도 이르면 3월부터 불거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추가 금리인상은 신중히 하겠다는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봤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우 재닛 옐런이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1월에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한은 역시 상반기 중 한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지만 인상 시점은 2분기 쪽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총재가 임기중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며, 차기 총재도 정부의 스탠스와 대외 여건을 살피면서 후행적으로 금리를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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