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이행률 80%…유상증자 문제없이 진행될 것

채권단 자금회수·RG발급 속도조절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해 12월 취임한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이 "올해 수주 목표인 82억달러를 달성해 연말까지 14조원가량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남 사장은 16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목표대로라면 연말에는 2년치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내년에는 매출 턴어라운드,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강점을 지닌 해양플랜트 분야의 발주 여건이 개선됐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제가 향후 대규모 선박 발주의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5~2016년 선박 발주량 급감에 따른 '수주절벽'으로 올해 매출이 5조1천원 규모로 줄고, 2천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그러나 남 사장은 ▲수주개선에 따른 매출 증가와 고정비 감소 ▲고부가가치 특수선 수주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 ▲해양플랜트 분야의 독보적인 경쟁력 ▲인력구조조정을 비롯한 자구노력 지속 등으로 내년 흑자전망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남 사장은 "향후 유가가 50~60달러 사이에서 안정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쟁사 대비 해양플랜트 인력이 2배에 이르는 등 삼성중공업은 이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가혹한 작업 환경으로 유명한 북해(北海)에서 2000년 이후 발주된 23개 프로젝트 중 10개를 수주하기도 했다. 43%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또 국내 3사 중 유일하게 서아프리카 지역에 현지 제작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남 사장은 최근 실시한 임원 및 조직 축소 등에 더해 앞으로 순환휴직과 임금 반납 확대 등의 비용절감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대리급 이하 사원을 포함한 모든 사원이 기본급의 10%를 반납하는 방안을 합의하고 있다"며 "유상증자에 나설 만큼 급박한 상황이라는 점에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희망퇴직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3천여명 이상이 희망퇴직을 했다"며 "추가 희망퇴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전망을 감안해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간의 자구계획안 이행성과와 최근 의결한 유상증자에 대한 입장도 제시했다.

정해규 삼성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시장에서도 앞으로 조선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유상증자가 실패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정 전무는 "자구안 이행을 위해 기숙사 등 일부 비생산 자산을 매각했다"며 "다만 연수원과 호텔 등 큰 매물들은 시장에서 아직 가져가려는 곳이 없어 매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그간 제기됐던 인수·합병(M&A) 루머에 대해서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남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은 물론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조선업황의 회복을 위해서는 채권단의 자금회수에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은행의 RG 발급이 늦어져 계약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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