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주택가격이 고공 행진했던 상하이와 베이징을 중심으로 주택 판매가 정체되고, 주택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는 등 중국 주택시장의 과열이 정부 규제 2년 만에 식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11월 주택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하락했다. 하락 폭은 작지만, 지난 1년 이상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던 데서 크게 반전된 흐름이다.

리서치 업체 그래니트 피크 어드바이저리의 브랜든 에머리치에 따르면 매물로 나온 신규 주택가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부터 12월 중순까지 상하이 지역의 신규 주택가격은 8%가량 하락했다.

이외에도 선전, 상하이 인근의 우시와 항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도 주택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중국 각 지방정부가 주택 담보 대출이나 주택구매에 제한을 두는 등 각종 규제 조치를 발표해왔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임대 시장의 성장을 독려하면서 기존 주택 거래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의 빌 애덤스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부문은 소득능력이 안 되거나 가계 자산이 없는 데도 집을 산 사람들"이라며 "종종 시골이나 지방도시에서 대도시로 오는 사람들이 그러한 사람들"이라고 우려했다.

BNP파리바의 신동 첸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대도시는 이주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점에서 가격 하락세가 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격이 20%가량 하락하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낮은 한 자릿수대의 가격 하락은 문젯거리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가격의 조정 가능성은 올해 중국의 경제 전망에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게 내버려두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당국은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그렇다고 추가 규제에 나서지도 않고 있다. 당초 도입이 예상됐던 부동산세의 도입을 일단 미룬 것이 이러한 당국의 기조를 잘 반영해준다.

자칫 부동산세 도입이 주택가격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경제 성장세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둔화는 중국 경제는 물론, 전 세계 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UBS는 작년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붐을 글로벌 성장 엔진의 주요 요소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부동산 시장의 활황은 주택 자재 시장은 물론, 자동차, 가전 등 연계 상품의 수요도 함께 끌어 올리기 때문이다.

베이징 외곽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가격 하락률이 두 자릿수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외곽 옌쟈오에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고객 중의 한 명은 작년 23만 달러(약 2억5천만원)에 집을 샀다며 지금 이 집을 팔려면 가격을 60%가량 낮춰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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