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글로벌 반도체시장이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지난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메모리시장 성장률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여 전체 반도체시장 성장률 자체는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4천510억달러(한화 약 481조원)로 지난해보다 7.5% 증가할 것이라고 17일 내다봤다.

이는 당초 4%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에서 상향 조정한 결과다.

가트너 연구원 벤 리는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메모리시장의 우호적인 모멘텀이 시작돼 지난해까지 이어졌으며 이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덕분에 반도체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18년 전망치를 기존보다 236억달러(약 25조) 상향했는데, 메모리시장에서 195억달러(약 21조원)가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함에 따라 전체 반도체시장 전망치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시장 매출액은 총 4천197억달러로 집계돼 전년대비 22.2% 늘었다. 특히 메모리시장의 성장률은 64%를 나타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공급 부족 속에 낸드 가격은 17% 올랐고, D램은 44%나 급등했다.

메모리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계 점유율이 85% 수준으로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으나, 분기별 시장 성장세는 정상화되는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비수기인 1분기에는 한 자릿수 중반의 하락세를 보인 뒤에 2분기와 3분기에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이후 4분기에 다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등 반도체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반도체 수요가 많은 스마트폰과 PC, 서버 등 IT업체의 마진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메모리시장을 제외하면 반도체시장의 올해 성장률은 4.6%에 그칠 것으로 가트너는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9.4%의 성장률을 보였다.

벤 리 연구원은 "최근 몇 년 사이 반도체업체들의 운명이 엇갈린 것은 메모리시장의 변덕스러움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한다"며 "지난해 22.2% 성장세를 보인 이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올해 한 자릿수로 되돌아올 것이며 내년에는 메모리시장이 조정을 받음에 따라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메모리시장이 '정상적인' 성장세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022년까지 연평균시장성장률(CAGR)이 5.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IC인사이츠는 "플래시 메모리와 D램의 신규 캐파 덕분에 급격하게 오르던 평균판매단가(ASP)가 일부 안정세를 보일 것이며 수급 균형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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